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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황제의 스승이었던 철학자가 전하는 가르침 3가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 로마 시대의 정치가, 철학자이자 뛰어난 웅변가였다. 그의 삶에는 네로 황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네 번째 부인인 아그리피나가 자신의 아들 네로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세네카를 아들의 스승으로 모신다. 그리고 네로가 초기 5년 간 정치를 제법 잘 할 때 세네카의 역할이 컸다. 네로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후부터 폭정이 시작되면서 세네카는 갈등을 한다. 네로가 말리는 데도 결국 그의 곁을 떠난다. 그로부터 1년 뒤 세네카의 조카가 연루된 반란 음모 사건으로 인해 세네카 역시 자살을 명령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바로 이 세네카가 우리의 인생에 대해 남긴 글이 있다. 행복, 평상심, 인생의 짧음에 대해 차례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1. 다수가 행복한 삶을 골라 줄 수 없다.

“행복한 삶을 논할 때, 표결하듯이 ‘이쪽이 다수요’라고 제게 답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다수는 그르기 때문입니다. 다수가 더 좋은 것을 택하는 일은 인간사에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군중의 최악의 논거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대중적인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며, 진리의 가장 그릇된 해석자인 군중이 옳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우리를 영원한 행복에 이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도록 합시다. …. 그러므로 행복한 삶은 자신의 본성에 맞추는 삶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정신이 건강하면서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며, 다음으로 정신이 강하고 힘이 있으며, 또한 훌륭하게 참아내고 어떤 상황에도 적응하며, 자신의 몸과 그 주변을 돌보되 과하지 않으며, 삶을 이루는 여타 것들에 관심을 두되 추앙하지 않으며, 운명의 선물을 이용하되 끌려다니지 않을 때 만나게 됩니다. 제가 더는 말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우리를 괴롭히고 두렵게 하는 것들을 떨쳐버린 후 찾아오는 영원한 평정과 자유를 알고 있습니다.” (책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기본이지만 지키지 못하는 이야기를 세네카가 하였다. 행복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들의 선택을 따라갈 필요도 없다. 오히려 불행해지기 쉽다. 자신의 본성에 맞추는 삶이 가장 행복할 수 있다. 무언가에 너무 집착하거나 끌려 다니게 되면 행복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다수를 따라야 행복하다고 믿고 행동한다. 집착과 끌려 다님도 늘 함께 한다. 그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2.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때론 놀이도 필요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슬픔의 원인들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는 평상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류에 대한 증오가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소박함이 얼마나 드문지, 순진함이 얼마나 잊혔는지, 이익이 있는 경우 말고는 신의가 얼마나 사라졌는지 생각할 때에,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며 즐거워하는 무리들, 욕망이 가져온 모두 비난받아 마땅한 이득과 손실, 자신의 한계에 만족할 줄 모르고 추악한 짓을 동원해서라도 빛나고 싶은 야망을 만달 때에 우리의 마음은 아득히 어두워지고, 덕목은 모두 엎어져 이를 되찾을 희망도 없고, 이를 추구하는 것에 아무런 이득도 없는 지경에 이르러 암울한 어둠만이 닥쳐옵니다. …. 하지만 더욱 좋은 것은, 관습과 사람들의 악행을 담담한 눈길로 쳐다보며 그것에 대해 웃지도 울지도 않는 것입니다. 타인의 불행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면 그것은 끊이지 않는 불행이며, 타인의 불행 때문에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은 비인간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 자신의 불행과 관련하여, 관습이 아니라 자연이 요구하는 만큼의 고통만을 허락해야 합니다. …. 마음은 늘 긴장만 해서는 안 되며, 오락을 즐기기도 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어린애들과 놀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카토는 공무(公務)로 지쳤을 때 술로 마음을 풀었습니다.” (책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평상심 유지는 매사에 중요하다. 자칫 이것이 흐트러지면 판단이 흐리게 된다. 보통 때 같으면 하지 않았을 법한 무리를 하거나 악수를 두게 된다. 그렇지만 평상심을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세네카도 여러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가장 와 닿는 것은 놀이의 중요성이다. 초긴장 상태에도 그것을 풀만한 간단한 놀이가 있다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지나치게 놀아서 건전한 긴장마저 다 풀어져버리지만 않는다면, 놀이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3. 철학을 가까이 해야 여유롭게 살 수 있다.

“철학에 시간을 쓰는 사람들만이 오로지 한가로우며, 오로지 그들만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로써 그들만이 자신의 생애를 제대로 누리며 만고의 시간을 자신의 시간에 덧붙입니다. 그들은 그들 이전에 지나간 시간 모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우리가 배은망덕하지 않다면, 신성한 지혜의 고귀한 창시자들은 우리를 위해 태어난 것이며 우리의 삶을 준비해놓은 것입니다. 남들의 수고 덕분에 어둠으로부터 빛으로 나온 아주 아름다운 것들로 우리는 다가갑니다. 어떤 시간도 우리에게 닫혀 있지 않으며, 모든 시간이 우리에게 열려 있습니다. …. 과거를 망각하고 현재를 돌보지 않으며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삶은 더없이 짧고 근심으로 가득합니다. 이들은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자신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내내 분주했음을 가련하게도 뒤늦게 깨닫습니다. …. 기다리는 동안의 어떤 지체도 이들에게는 길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은 짧고 빠르게 지나가며, 이들의 잘못으로 더욱 짧아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쾌락에 머물지 못하고 이런저런 욕망으로 옮겨다니기 때문입니다.” (책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더욱 짧다. 반대로 철학을 고민하며 삶에 대해 생각을 거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산다. 세네카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숙제를 안겨준다. 철학자는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고 죽는 번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간을 빼앗지 않고 오히려 시간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철학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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