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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반도의 주인은 공룡이었다

지금부터 8년 전인 2008년, EBS에서 방송된 ‘한반도의 공룡’은 여러 가지로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였다. 시청률이 2.9%를 기록해 EBS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중 최고를 기록했으며, 흥미로운 내용 전개로 공룡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반도의 주인이 인간만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과거 이 땅의 주인이었던 공룡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은 화석 발굴이다. 공룡과 그 화석 이야기를 담아낸 책 ‘공룡의 나라 한반도’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만날 수 있다.

1. 주인을 알 수 없는 공룡 발자국도 있다.

“생물이 화석이 될 확률은 0.0001퍼센트도 안 된다. 어떤 생물이 죽어서 화석이 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화석이 되기 위한 환경 조건 등이 딱 맞아떨어지고 화석이 된다 하더라도 땅속에서 세균 같은 미생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또한 지하수, 마그마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을 만나 손상되어 없어질 수도 있다. …. 이렇게 생물이 화석으로 보존되어 발견될 확률이 매우 적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발견된 화석이 당시의 생태계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석화 작용은 매우 제한된 장소에서만 이루어지며, 우리가 발견한 화석 생물들은 주로 강이나 호수 근처, 바닷가 등 퇴적 작용이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서식했던 생물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발견한 화석 생물 종들은 당시에 생존했던 생물종의 1퍼센트도 안 될 것이다. 주인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고성 향로봉 일대 공룡 발자국은 언제쯤 풀 수 있을까?” (책 ‘공룡의 나라 한반도’, 허민 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자세히 묘사해 보라고 하면 쉽지 않다. 놓치는 것이 많다. 자기가 아는 것, 보이는 것만 정리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화석을 통해 예전 생물, 특히 그들이 살던 환경을 상상해 보는 일은 쉽지 않다. 실제로 발견된 화석이 당시 전체 생물, 혹은 그 종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고고학자들은 화석을 발굴하고 연구한다. 100% 알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상상력을 키우며 끝까지 밝히는 과정만으로도 공룡학자들에게 큰 기쁨을 준다.

2. 우리나라 최초 공식 학명의 공룡은 부경고사우루스 밀레니움아이다.

“부경 대학교 백인성 교수 팀은 2000년 2월 경상남도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앞바다에 있는 돌섬에서 뼈 화석 여러 개를 발견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공룡 전문가인 동지밍 교수를 초청해 함께 연구한 결과 이 화석들이 새로운 종의 용각류 공룡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부경고사우루스 밀레니움아이(Pukyongosaurus millennium)’라는 새로운 학명을 부여했다. 부경고사우루스 밀레니움아이의 속명은 화석을 발견한 ‘부경 대학교’를, 종명은 이 화석의 발견 보고 시기가 2000년임을 감안해 ‘새 천년(millennium)’을 의미하며, 우리말 표기 방식으로는 ‘천년부경룡’이다.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학명을 부여한 최초의 한반도 공룡인 것이다.”(책 ‘공룡의 나라 한반도’, 허민 저)

우리나라 최초로 공식 학명을 부여 받은 공룡은 부경고사우루스 밀레니움아이다. 전체 길이 약 15미터, 최대 20미터로 추정되는 초대형 공룡이다. 이 정도 크기면 육식 공룡으로부터 공격을 쉽게 받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몸집 크기로 추정컨대 꽤 장수했을 것이다. 이것의 발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공룡의 골격이 그대로 보존된 화석이 발견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3. 공룡 화석 중에는 공룡 알 화석도 있다.

“최초의 공룡알 화석은 1859년 프랑스에서 장 자크 푸에흐(Jean Jacques Pouech)가 처음 발견했다. 당시에는 공룡알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거대한 크기에 깜짝 놀란 그는 이 알들이 거대한 새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1869년에 마테론(Matheron)이 더욱 완벽한 알 화석들을 발견했지ㅏㅁㄴ, 그는 이것을 거대한 악어알로 해석해 버렸다. 공룡알을 처음 기록한 사람은 폴 제르베(Paul Gervais)이다. 그는 발견된 알들을 자세히 연구해 공룡의 알일 가능성이 있다고 1877년에 발표했다. ….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공룡알 화석이 풍부하게 산출되었다. 전라남도 보성, 구례, 경기도 화성 시화호, 경상남도 하동, 고성 등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초식 공룡알들이 발견되었다. 목포 압해도와 통영, 부산 다대포에서는 육식 공룡알이 발견되었다.”(책 ‘공룡의 나라 한반도’, 허민 저)

어렵사리 발견된 공룡알 화석을 보며 공룡학자들은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을 구분한다. 깨지기 쉬운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연구할 때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룬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당시 초식과 육식 공룡의 양육 방식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해 새끼들의 삶도 그려본다. 우리가 즐겨보는 공룡 관련한 콘텐츠들은 모두 공룡학자, 그리고 오랜 세월 잘 보존된 화석의 덕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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