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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20명 이상이 탈당 고민"...탄핵안 상정이 분수령

  • 강병진
  • 입력 2016.11.23 05:09
  • 수정 2016.11.23 05:16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새누리당의 내분이 22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의 탈당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당내 비박근혜계 상당수가 탈당을 고려하고 있어, 추가 탈당에 이은 새로운 교섭단체(20석 이상)가 만들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추가 탈당을 고민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남 의원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당히 많은 (새누리당 의원) 분들이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확인했다. 탈당 고민을 하는 의원이 20명 이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 지사의 한 측근도 “내년 2월 정도면 교섭단체 구성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3일에는 정두언·정태근·정문헌·이성권·김정권·김동성·박준선·김상민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8명이 탈당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들 가운데는 정병국·나경원·김영우·하태경 의원 등의 이름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 당내 비박계 사이에선 “지역 주민들의 (탈당) 압박이 거세다”거나, “친박계의 낯두꺼움을 참아내기 어렵다”는 격한 분위기가 존재한다.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위원회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남경필·김용태) 두 분의 고뇌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친박 지도부의 사퇴만이 탈당과 분당을 막아 당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거듭 압박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야당의 탄핵소추안 국회 상정을 전후해 추가 탈당이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탄핵 논의가 구체화하면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면서 탈당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주말인 26일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들의 결심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이미 탈당을 결심한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역구 당원에게 동의를 구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탄핵안이 본회의 상정될 때 탈당을 하는 것도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비박계의 추가 탈당이 이뤄져 새 교섭단체가 생길 경우,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겨냥한 ‘정계개편 회오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문재인 세력과 박근혜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기 어려운 새누리당을 제외한 이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 지사도 “새로운 분들과 현재 정치권 안에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분들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며 “이제 보수와 진보를 가리는 게 별 의미가 없다. 건전한 중도세력과 힘을 합치는 게 맞다”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앞길은 험난하고 변수는 여전히 많다. 당장 새누리당 비주류 중에 지지율이 높은 확실한 리더가 없어 탈당 쇄도가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당내 비주류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은 잔류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당내에 세력도 있고 탄핵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가 추가 탈당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주류의 ‘큰형’으로 꼽히는 김 전 대표는 이날 남경필 지사와 김용태 의원의 탈당에 대해 기자들에게 “얼마나 이 당에서 절망감을 느꼈으면 그렇게 할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주류의 연쇄 탈당 가능성에 대해 “그건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연쇄 탈당에 김 전 대표의 입장이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더이상 얘기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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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언·정문헌·정태근 등 새누리 원외 8명 탈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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