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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를 구성하는 3가지 특징

트럼프는 오랜 기간 동안 우리가 지켜보아 왔다. 기업인으로서, 투자자로서 그리고 연예인으로서 트럼프였다. 정치인으로서 트럼프는 낯설다. 그렇지만 이제는 정치인, 그것도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익숙해져야 한다. 많은 이들의 우려를 딛고 성공한 대통령이 될지, 혹은 걱정 그대로 민망한 대통령이 될지는 몇 년 내에 밝혀진다. 트럼프는 어떤 인물인가? 그리고 누가 그를 싫어하고, 누가 그를 지지했는가?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1. 트럼프가 구스타프 융의 신봉자인 이유는?

“트럼프는 자신이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 특히 그는 심리학의 대가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저서를 읽고 매우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정신세계 상당수는 융에게 빚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내뱉는 과격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실상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융에게 무엇을 배운 것일까? …. 무엇보다 융의 정신분석의 가장 큰 시사점은 페르소나(persona)와 그림자(shadow)간 관계를 밝힌 것이다. …. 앞에서는 웃으며 좋은 말로 남을 칭찬하는 사람도 내면에서는 상대방을 경멸하거나 무시하고, 매우 미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르소나와 그림자 간 간극이 벌어질수록 내면의 고통은 깊어진다. …. 트럼프는 현실 공간에서 억눌린 미국인의 그림자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듯하다. 여성차별,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고도 표를 끌어올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 또 하나 융의 위대한 연구 중 하나는 ‘집단 무의식’의 세계를 밝힌 것이다. …. 트럼프가 끊임없이 도발적인 이슈를 내세우는 것은 이런 집단 무의식을 적절히 이용하려는 치밀한 계획일 수 있다. 특히 트럼프는 “어디 감히 노예였던 흑인 따위가…”, “무슬림 주제에 미국 사회에 발을 붙이려 하다니…”라는 집단 무의식을 공유하는 백인 하위 계층의 집단 무의식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책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홍장원 저)

트럼프의 도발적인 발언들이 모두 계산에 의했고, 특히 그러한 전략의 밑바탕에 심리학의 대가 칼 구스타프 융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대선 기간 내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정확한 타겟을 노렸던 것이다. 2016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 확실히 선거에는 심리학과 통계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2. 누가 트럼프를 싫어하는가?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 면면을 살피면 어떤 계층에서 트럼프를 반대하고 누가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대략의 감을 잡을 수 있다. 인권이나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고, 공동체의 중요성과 종교의 자유, 차별에 반대하는 소위 지식인 계층에서는 트럼프 인기가 빵점에 가깝다. 고립주의를 천명하고 미국의 대외적 역할을 대대적으로 축소하려는 트럼프 신조 때문에 해외 각국 정상들도 트럼프를 좋게 보지 않는다. …. 스티븐 킹 등 미국 작가 450명은 트럼프 낙선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불리는 노엄 촘스키와 미국 배우 제인 폰다, ‘양들의 침묵’으로 유명한 조너선 드미 감독 등도 ‘Stop Hate Dump Trump(증오를 멈추고 트럼프를 버리자)’로 명명한 운동을 펼쳤다. ….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거물들도 반 트럼프 진영에 가세했다.”(책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홍장원 저)

2016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한 이유는 워낙 많은 유명 인사들이 반 트럼프 활동을 했거나, 힐러리 지지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당선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하지만 목소리를 키우지 않은 소위 앵그리 화이트(분노한 백인)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정치 평론가, 정치부 기자, 정치학 교수 등이 뽑은 차세대 유망 지도자 1위가 실제로 대중들에게 인정 받고 대통령으로 뽑힌 적이 없다는 역설적 상황과 오버랩 된다.

3. 실리콘밸리의 아이콘 피터 틸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실리콘밸리의 IT기업인들은 대체로 트럼프를 싫어했다. 혁신을 선호하는 실리콘밸리 DNA와 정반대에 서있는 인물이 트럼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리콘밸리 아이콘 중 한 명인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은 트럼프를 지지했다. 2016년 7월 21일(현지 시각)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연설까지 했다. 정확히 어떠한 생각을 서로 공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피터 틸은 힘이 빠지고 있는 미국을 되살릴 만한 인물이 트럼프라고 여긴 듯하다.

“피터 틸은 유수의 창업가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별 중의 별이다. 스탠퍼드 대학과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1998년 엘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창업해 CEO로 일했다. 2004년에는 초기 단계 페이스북에 투자해 이사로 활동했다. …. ‘페이팔 마피아’로 이름 붙은 페이팔 출신 연쇄 창업가, 투자자 중 가장 핵심 인물이다. …. 전당대회 당시 피터 틸의 얘기를 옮겨본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에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도 정치인은 아닙니다. 트럼프는 빌더(builder)예요. 그리고 지금은 미국을 재건할 시간입니다. ….화성에 가는 대신, 우리는 중동을 침공했어요. 우리는 힐러리 클린턴이 지운 이메일의 상세한 내용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힐러리의 무능력은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리비아 전쟁을 추진했고 지금은 IS를 때리기 위해 훈련하고 있죠. 분명한 건 도널드 트럼프가 옳다는 것입니다. 바보 같은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우리나라를 재건해야만 해요. ….” (책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홍장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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