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성결혼은 '결론난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말이 거짓말인 이유

  • 허완
  • 입력 2016.11.18 13:38
  • 수정 2016.11.18 13:43
Republican U.S.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poses for a photo after an interview with Reuters in his office in Trump Tower,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U.S., May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Republican U.S.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poses for a photo after an interview with Reuters in his office in Trump Tower,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U.S., May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Lucas Jackson / Reuters

도널드 트럼프가 ’60 미니츠’ 인터뷰에서 LGBTQ 평등을 지지했다는 보도가 많았다. 트럼프가 이제 LGBTQ의 ‘동맹’이라는 헤드라인들도 있었고, 트럼프가 동성결혼이 ‘괜찮다’고 말했으며 예전의 입장을 바꿨다는 요란한 보도들이 있었다.

사실은 트럼프는 전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레슬리 스탈에게 밝힌 동성결환과 대법원의 역사적인 동성 결혼 합법 판결을 보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혼란과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보자. 일단 핵심 질문과 핵심 답변부터 보자.

스탈: …동성결혼을 지지하는가?

트럼프: 그건 무관한 얘기다…

직접적인 질문에 트럼프는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2000년부터 꾸준히 동성결혼을 반대해왔다. 그는 자신의 입장은 ‘무관하다’고 했다. 이건 조금도 달라진 게 아니다.

스탈: (당신의 당선에서) 공포를 느낀다는 집단들 중 하나는 LGBTQ이다. 당신은-

트럼프: 그러나 나는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그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스탈: 그랬다.

트럼프: 다들 “그건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 나는 지지자였다.

스탈: 그들에겐 동성결혼이 중요한 것 같다. 당신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가?

트럼프: 그건 무관하다. 이미 결론났기 때문이다. 그건 법이다. 대법원에서 결론이 났다. 그건 끝난 것이다.

스탈: 그러면 만약 당신이 임명하는 대법관이-

트럼프: 그건 끝났다. 이 건은 대법원에 갔다. 결론이 났다. 그리고 난 그건 괜찮다.

이 대화와 트럼프의 말을 이해하려면 우선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LGBTQ 이슈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의 선거 운동을 다뤘던 언론들의 큰 잘못들 중 하나는 트럼프가 역사상 다른 후보들의 관례를 따를 것이라고 꾸준히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다른 후보들처럼 일관성, 스타일, 패턴이 중요한 후보라고 생각한 게 더 큰 잘못이다.

그래서 그가 멕시코 인들과 무슬림들과는 달리 LGBTQ를 공개적으로 공격하지 않은 것,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동성 결혼 판결 전복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매체는 그가 이 이슈에 별 관심이 없거나 LGBTQ 인권의 지지자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트럼프가 ‘LGBTQ’라는 말을 쓰자 그들의 믿음은 더 굳어졌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LGBTQ와 무슬림을 배치시키고 그 맥락에서 LGBTQ를 ‘증오에 찬 외국 이념’에서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LGBT를 보호하고 평등을 지지하는 국내 정책을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추론은 절대적으로 틀렸다. 매체가 세웠던 잘못된 가정들 중 하나다. 잘 보도가 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트럼프는 대형 매체에서는 퀴어 친화적으로 보이고 싶어했지만(그 이유는 곧 설명하겠다), 복음주의 표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반 LGBTQ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내통했다.

자신들의 매체와 토론장을 통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트럼프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충격적’ 판결인 동성 결혼 합법 판결을 뒤집을 판사를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대거 투표에 참가해 트럼프를 찍었다. 내가 예전에 자세히 설명했던 대로, 그는 동성 결혼을 2류 결혼처럼 만들고 종교적 믿음에 따라 LGBT를 차별할 수 있게 하는 수정헌법1조 보호법안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반 LGBTQ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으로 골랐다. 종교적 우파들이 이를 반겼고, 트럼프는 펜스를 인수위원장으로 앉혔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반 LGBTQ인 오하이오 정부 국무장관 출신 켄 블랙웰이 인수위원회에서 국내 정책을 맡았다. LGBTQ에 초점을 맞춘 학교내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LGBTQ 건강 및 지지 단체 지원금 중단이 우려된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이 이슈에 대해 위장 전술을 쓸까? 게이 자유주의자인 억만장자 피터 틸을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연설하게 했을까? (물론 그 와중에 종교적 보수파들은 사상 가장 반 LGBTQ 적인 공화당 공약을 전당 대회장 지하에서 작성하고 있었다.) 또 지금 다시 피터 틸을 인수위원회에 넣어 눈속임을 하고 있을까? 트럼프가 전당 대회에서 ‘LGBTQ’라는 말을 쓴 이유는 뭘까? ’60 미니츠’ 인터뷰에서 스탈이 LGBTQ가 그의 집권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하자 그가 제일 먼저 한 말이 “그러나 나는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그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다들 “그건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 나는 지지자였다.”였던 이유는 뭘까?

스탈이 트럼프에 한 저 말은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이 이슈를 다뤘던 전략과 그 이유를 보여준다. LGBTQ가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트럼프의 첫 반응은 ‘그러나 나는 그들을 언급했다’, ‘다들 그건 정말 훌륭했다고 말했다’였다.

이 발언은 트럼프가 그간 LGBTQ가 이뤄낸 성공을 감안하고 선거 운동을 해왔다는 걸 보여준다. LGBTQ 인권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했고, 공화당 지지 기반은 굳건히 반대해 왔지만 여론은 극적으로 변했다. 트럼프는 그걸 알 정도의 머리는 있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LGBTQ를 ‘언급’만 해도 ‘모두’가 만족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모두란 이제 동성결혼, LGBTQ의 더 광범위한 인권을 지지하는 미국인 대다수를 말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도파 공화당원들과 여성들이었다.

그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표를 얻으려고 했던 시도들은 모욕적일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건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겨냥했다기보다는 트럼프에게서 인종차별주의를 느낀 백인 중도파들이 그에게 보다 편하게 투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LGBTQ 이슈에 대한 그의 접근은 퀴어들이 아닌 보다 큰 대중을 겨냥한 것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이유들로 인해, LGBTQ 이슈에 대한 그의 접근은 유색 인종 소수 집단, 낙태 이슈에 대한 접근과는 다르다. LGBTQ는 어느 가정에나 있다. 가장 보수적인 가정에도 있다. 그들을 공개적으로 요란하게 공격하면 공화당 지지층은 멕시코 인들과 무슬림들을 공격할 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미국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는 빠르게 커진 반면 낙태에 대해서는 아직도 크게 분열된 상태이다. 밀레니얼 세대 복음주의자들조차 이제 동성결혼과 LGBTQ 인권은 지지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다수가 아직도 낙태에는 반대한다. 복음주의 단체, 기타 강경 우파 단체에 속한 여성들부터가 낙태를 금지시키려 한다. 하지만 동성결혼이나 LGBTQ 인권에 맞서 싸우는 LGBTQ는 거의 없다. 이 이슈는 다른 이슈들과는 달리 트럼프가 교묘하게 다뤄야 했다. 트럼프는 매체를 갖고 놀며 절묘하게 해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낸 대법관 후보 명단은 동성 섹스가 불법화되어야 한다고 믿는 윌리엄 H. 프라이어 등 20명의 극우파로 구성되어 있다는 걸 보면, 그가 스탈에게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결론냈다’고 말하고 그게 법이라고 말한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

결론난 법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은 트럼프가 아니다. 트럼프는 법원에 결정을 맡긴다. 그리고 ’60 미니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고른 판사들은 낙태 합법 판결을 뒤집을 것이다,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를 인정하는 법은 ‘결론난’ 법이 아니고 동성결혼은 ‘결론난’ 법이라는 식이었다.

스탈은 트럼프가 이렇게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대부분의 매체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그랬듯 이에 속아 넘어갔다. 마이크 펜스가 연방 전부에 동성애혐오자들을 잔뜩 집어넣고, 트럼프가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 같은 강경한 반 LGBTQ 인사들을 각료로 임명하는 동안에도 트럼프는 계속해서 친 LGBTQ로 보이려 할 것이다. 세션스는 법무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법무 장관은 인권 법 집행 결정권을 가진다. 우리는 이에 끊임없이 맞서야 한다.

관련기사 : 마이크 펜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LGBTQ에 대한 공격은 이미 시작됐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Why Donald Trump Was Lying When He Claimed Marriage Equality Is ‘Settle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도널드 트럼프 #Gay Voices #LGBT #동성결혼 #마이크 펜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