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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회장은 이 진돗개 때문에 한진해운 문제를 내팽개치고 스위스로 날아가야 했다

  • 김수빈
  • 입력 2016.11.17 10:23
  • 수정 2016.11.17 10:28
ⓒ청와대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한진해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로 스위스를 다녀왔다고 경향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대통령이 어떤 민원(?)을 요청했길래 그룹 회장이 관계사의 위기 상황을 외면한 채 스위스까지 가야 했을까? 한진그룹의 핵심관계자들이 경향신문에 전한 내막은 코미디 그 이상이다.

당시 조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던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를 호랑이 대신 진돗개로 해달라는 것. 왜 뜬금없이 진돗개였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얼핏 보기엔 그냥 귀여운 진돗개이지만 대한민국 재벌 그룹 회장을 스위스로 보내버리는 위엄을 자랑한다. 2015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키우는 진돗개 희망이·새롬이의 새끼 5마리와 같이 찍은 사진.

(한진 핵심관계자)는 “마스코트를 호랑이로 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여름부터 갑자기 대통령이 키우는 진돗개로 하라는 압력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이병기 비서실장한테 왜 대통령이 호랑이를 싫어하냐고 했더니 ‘전두환이 88올림픽 때 써서 그런가 보다’라고 말하더라”며 어이없어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실무그룹 회의 때부터 ‘개는 마스코트로 쓸 수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지난 3월 IOC 실사단이 실사를 왔을 때 당시 김종 문체부 차관이 직접 강릉까지 내려와서 개의 장점을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경향신문 11월 17일)

서울 중앙지검에 16일 출석해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검사에게는 개의 장점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 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후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지난 9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한국 해운업계는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었다.

조양호 회장은 '진돗개 로비'의 실패 이후 5월 갑작스레 사퇴를 발표했다. 조 회장의 위원장 사퇴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도 '비선실세' 최순실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11월 초 불거진 바 있다.

코미디라 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일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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