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으레 거치는 통과의례가 있다. 각 단계별로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게 부여된 철학은 즐거웠던 순간에는 깊이를 더해주고, 잊고 싶은 경험에서조차 의미를 찾아내며, 그 괴로움을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저자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는 그의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에서 인생의 20가지 단계 하나하나마다 철학적인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이 중 7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1. 태어남

“태어남은 스포츠카를 받고서 곧바로 열쇠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태어남은 삶을 주지만 삶에 필요한 의미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태어남 자체만 봐도 그렇다. 우리는 태어났지만, 거기에 대한 어떤 발언권도 없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2. 시험

“시험은 수명이 긴 지식이 행진하는 개선문이다. 공유된 기억, 우정, 적대 등 모든 것이 그 좁은 공간을 통과한다. 또한 시험은 우리에게 집단의 일부라는 감각을 일깨운다. 시험은 실존적 고독을 노출시키면서도 거의 언제나 집단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3. 키스

“잔디를 깎거나 다림질을 하는 것과 달리 키스에는 자연스런 결말이 없다. 즉 더 이상 할 게 없는 단계가 없다. 이 점에서 키스는 섹스와도 다르다. 절정도 없고 욕망이 사라지는 종점도 없다. 만약 인간이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목욕하지 않아도 된다면, 연인들은 아마 영원히 키스만 할지도 모른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4. 첫 투표

“투표할 나이가 되면 자신이 정치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선언한다. 언제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나마 전에 없었던 고정된 입장이 생겨난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5. 결혼

“결혼을 통해 신랑과 신부는 외부의 도움 없이 남편과 아내로서 자신들의 운명을 소유하기로 결정한다. 이 약속은 인간의 힘, 세계를 자신의 의지에 굴복시키겠다는 대담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6. 이사

“이사 비용, 행정적 문제, 법적 요건, 부동산 중개인의 사람됨 등등이 다 걱정거리다. 그 중에서도 최대의 걱정은 불확실함일 것이다. 이사는 바로 그날 아침까지 다른 사람의 집이었던 곳으로 옮겨간다는 뜻이다.”(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7. 은퇴

“이름을 제외하면 무슨 일을 하는지가 자기소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은퇴하는 그날까지도 우리는 복화술사, 폭탄 해체 전문가, 요트 설계자라는 직업을 명확히 밝힐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우리는 “나는 X였다”는 식으로 중얼거릴 수밖에 없다.” (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