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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엘시티' 사건으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한다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arrives at the ASEAN Summit in Vientiane, Laos September 7, 2016.  REUTERS/Soe Zeya Tun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arrives at the ASEAN Summit in Vientiane, Laos September 7, 2016. REUTERS/Soe Zeya Tun ⓒSoe Zeya Tun / Reuters

국정농단 사태로 '하야' 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엄정한' 검찰 수사를 지시했다. 물론 본인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 부산 엘시티 비리 연루자를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왜 이런 시국에 대통령이 계속 내치'를 하고 있느냐며 볼멘 소리를 할 법도 하지만, 실은 그리 간단한 지시가 아니다. 막판 뒤집기 혹은 물타기가 가능한 정국 변화를 노리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본인의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생략한 채 부산 엘시티 사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의 부산 LCT 비리사건과 관련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비자금이 조성돼 여야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뇌물로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늘 법무부 장관에게 부산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해 '가능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 철저하게 수사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 연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뉴시스, 11월16일)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

비리는 엄정하게 밝혀야 한다. 그건 어느 때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통령 퇴진이 거론되고 있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직접 '어떤' 사건에 대해 직접 지시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져볼 만 하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엘시티 엄정 수사 지시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타기'와 '폭력시위 유발' 등 2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1. 엘시티 비리에 여야 막론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연루되었단 소문이 있었는데 검찰 수사경과를 보고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느정도 급이 되는 인물이 엮였단 보고를 받고 물타기에 들어간 걸로 볼수 있습니다.

2. 내치에까지 관여하는 모양새에 격분한 시민들이 과격폭력시위에 나서면 이를 빌미로 보수세력의 재결집을 꾀하고 더 나아가 비상계엄을 발동하여 판을 엎는 꼼수일 수 있습니다. (11월16일,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산 엘시티 사건에 대해 국정감사에서부터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제기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또 다른 '최순실 게이트'라고 지적했다.

"도피 중인 이영복 회장이 '최순실계'에 어떻게 매월 곗돈을 납부했는지를 시작으로, 법무부의 허가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를 봐도 이번 의혹은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다. 건설사가 수주를 할 때에는 시장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해 결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사안의 경우 포스코건설에서 열흘 만에 보증 채무가 이뤄지면서 전광석화처럼 작업이 진행됐다. 포스코에 그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다." (머니투데이, 11월16일)

간단히 말하자면 부산 엘시티는 해운대 해수욕장 앞에 지어진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다. 검찰이 수사를 한 것은 초고층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부당하게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회사자금 200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이 있는데, 문제는 부산의 정관계에 막대한 자금을 로비했다는 의혹이 있다.

1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101층 복합시설 1개동과 85층 주거시설 2개동으로 구성된 엘시티(LCT)를 건립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엘시티 이영복 회장은 지난 10일 돌연 자수했다. 왜 이 회장이 자수를 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있지 않지만, 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의 흐름을 뒤쫓고 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검찰 수사를 통해 세부 비자금의 구체적인 지출 내역과 사용처가 밝혀지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엘시티 사업 인허가에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해운대 구청의 전·현직 간부와 당시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의 줄소환도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산시 공무원들만 연루된 것이 아닐 경우 사건의 파장은 커진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항간에는 MB정부와 친노 정치인의 이름을 거론하는 조건으로 검찰에 자수했을 것이라는 소문마저 떠돌고 최순실 사태에 대한 물타기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이 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현 시국에 끼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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