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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추미애 단독 영수회담이 없던 일로 돌아갔다

지난 9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 때 추미애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지난 9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 때 추미애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 개최 합의가 하루도 채 안 돼 백지화됐다.

민주당 추 대표는 14일 저녁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이 회담을 반대하자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기로 했던 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격 철회했다.

청와대는 이날 아침 추 대표의 전격적인 회담 제안을 수용해 오전 10시25분 박 대통령과 추 대표의 회담 방침을 공식 발표했으나 추 대표가 접으면서 대략 10시간 만에 회담은 없던 일이 돼버렸다.

`100만 촛불 민심'으로부터 퇴진을 요구받은 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첫 대좌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결국 무산됨으로써 향후 정국은 퇴로없는 혼돈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야권 공조를 깨트리는 만큼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다수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결국 영수회담을 백지화했다.

추 대표는 비공개로 3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영수회담이 다수의 반론에 봉착하자 별도 긴급 최고위원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는 진통 끝에 "하야하라는 민심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이를 분명히 알려주고 싶었다"며 "의원 총의와 시민사회 원로들의 뜻에 따라 철회를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추 대표는 회담 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당론으로 박 대통령 퇴진이라는 총의가 모였고, 이미 그 의사가 밝혀진 만큼 회담은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그런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이미 합의했던 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번복하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대통령 퇴진'으로 전열을 급속히 재정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 당론을 변경했다.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박 대통령의 2선 후퇴가 기존 입장이었으나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추 대표의 회담 철회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야권 공조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자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단독회담 철회를 환영한다"면서 "이런 결단은 보다 공고한 야3당 공조를 확인한 것이다. 추 대표와 함께 저는 박 대통령 퇴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영수회담을 철회한 민주당의 의총 결과를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 "이제 야3당이 대통령 퇴진으로 입장이 통일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국수습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을 계속해서 추진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연국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해 둔 상태인 만큼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 실질적 권한을 보장해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원칙을 세워놓은 만큼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여야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박 대통령 2선 후퇴 요구를 넘어 즉각 퇴진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했고, 박 대통령은 하야나 2선 후퇴는 물론이고 헌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거취결단은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접점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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