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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야당과 약속도 잡지 않고 오늘 무작정 국회를 방문한다

  • 허완
  • 입력 2016.11.08 04:21
  • 수정 2016.11.08 04:28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10시30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하고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 사태에 따른 정국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그러나 야당과 미리 일정도 조율하지 않은 채 며 무작정 국회를 찾는 것이어서 '대화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국회 방문에 대해 "의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통령께서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 국회 협조를 당부하고 정 의장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여야 대표들을 예방해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요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에서 추천하는 총리에게 전권을 주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며 한 비서실장의 방문을 거부한 바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한 비서실장을 만나 총리 지명 철회와 박 대통령의 탈당이 없이는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을 밝히며 '하야 촉구 의견서'를 한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야당에도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전히 협조요청을 하고 있고 조율하는 중"이라면서 "영수회담도 해야 하고, 오늘 (국회의장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야당 대표들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김 내정자 거취 문제에 대해 "어제 한 비서실장이 말한 것처럼 모든 사안에 대해서 다 논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국회에 가서 말할 것"이라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했으니 그 문제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당장 김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하느냐는 물음에는 "김 내정자를 철회한다든가 하는 그런 내용만이 아니라 다 포함해서 김 내정자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야당과 미리 조율이 되지 않은 이날 방문에 대해 "대통령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은 '언론플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야당과 일정도 조율하지 않은 채 무작정 국회를 방문해 '야당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그림을 만드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전날 "청와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비상시국에서도 아무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영수회담을 억지로 추진하겠다며 언론플레이만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창현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문전박대 코스프레가 되면 안 된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전날 청와대의 영수회담 제의를 거절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안 갑니다"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실 앞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연출된 사진이 나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부디 '내가 이러려고 국회에 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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