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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정현, 당물러나는게 좋다"고 말했다

  • 원성윤
  • 입력 2016.11.05 17:44
  • 수정 2016.11.05 17:45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5일 이정현 당 대표 사퇴문제와 관련해 "우리 지도부로는 좀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에게 '당신 물러나라'는 말은 못하는 것이지만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호남에서 두 번 당선된 보물 같은 존재"라면서도 "그러나 그런 것과는 별도로 당의 현실을 냉정하게 볼 때 새롭게 변하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고는 국민의 시선을 다시 끌 수 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는 게 좋다"며 "이 체제로는 갈 수 없지 않겠냐. 일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도중 신상 발언을 통해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면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의총 분위기에 대해 "(이 대표에게) 임기를 채우라는 말은 없었다"며 "빨리 물러나라는 의원들이 반, 수습하고 물러나라는 의원들이 반이었다"고 전한 뒤 "버리고 비우지 않으면 다시 채울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대한민국 유일의 보수정당인데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사퇴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선 "어렵다고 해도 위원장은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박 대통령 하야주장에 대해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압도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진보좌파 진영의 의견은 결집하겠지만 실제로 청와대로 진군해서, 청와대를 점령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하야하면 헌법상 60일 내에 후임자를 선출하게 돼 있고 공직선거법 53조에는 공무원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90일 내에 사퇴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지자체장은 대선에 출마를 못해 이들의 참정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정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데 60일 뒤에 대선을 치러야한다면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사람이 대통령에 적합한지 판단할 국민의 선택권도 박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하야하는 전례가 생긴다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치명적 결함을 바로잡지 않는 한 다음 대통령은 문제가 발생하면 거의 대부분 하야해야하는 헌정사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야권의 대통령 하야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김병준 총리 내정자 지명과 관련해 "절차상 에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야당과 먼저 대화하는 게 순서일 것 같다"고 한 뒤 "박 대통령이 김 내정자에 대해 발표할 때 대통령 옆에 아무도 없었다. 국회 운영위 심사 때문에 청와대 간부도 (국회에) 출근해 있었다"며 "박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랑은 자주 통화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에 대해선 "탁월한 사람이다. 혜안이 있고 철학과 논리도 서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 내정자를 엄청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는 야당과의 협상 전망에 대해 "특검도 (야당이) 추천하라고 했고. 거국내각도 그렇고, 청와대 비서진 교체하라고 해서 다 자르지 않았나"라면서 "지금 내놓을 수 있는 건 다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광옥 비서실장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김 내정자에 대한 청문 요청서가 넘어오지 않았는데 요청서가 접수되면 그때부터 (협상을 시작해보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셨기에 정치적 견해를 배제하고 법적절차를 진행할 책임이 있다"며 "인사청문회는 국회의원 권한인 동시에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개헌 논의에 걸림돌이 아니라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개헌 논의 하자는 의원들 많이 있고, 김병준 내정자도 이야기할 것이고, 수레바퀴가 잘 돌아가면 개헌 논의가 상당한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의 관계에 대해선 "(현 전 수석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누구를 시키려고 했는데, 내가 대통령 뜻이어도 못한다고 했다"며 "그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현 전 수석은 원내대표를 찍어 누르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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