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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04일 14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1월 04일 14시 30분 KST

검찰이 직권남용·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안종범 전 수석 구속영장을 청구하다

연합뉴스

검찰이 4일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에 거액의 기부를 강요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긴급체포 상태인 안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수석에게는 최씨와 마찬가지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최씨와 공모해 53개 대기업이 최씨가 막후에서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두 사람은 직권남용 혐의의 '공동정범'이다. 이는 2명 이상이 공동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말한다. 각각 범죄를 저지른 '정범'이 된다.

판례에 따르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돼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안 전 수석은 또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최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이권 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공개된 K스포츠재단 회의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 재단이 이중근 부영 회장을 만나 70억∼80억 지원을 의논하는 자리에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기금을 쾌척하겠다면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노골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은 포스코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 협조를 요구한 의혹도 받는다.

또 최씨가 K스포츠재단 자금을 합법적으로 빼가려고 비밀리에 만든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이 1천억원대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 수주를 노리고 스위스 누슬리사와 업무 협약을 맺는 자리에도 참석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밖에도 그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받는다.

강요미수 혐의의 경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의 광고회사 강탈 의혹에 일부 관여한 부분이 드러나 적용됐다. 협박 또는 폭행으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성립한다.

차씨 측근으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사에 지분 80%를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포레카 인수에 실패한 회사가)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력을 가하고 협박을 했는데 이 과정에 안 수석이 조금 개입을 했다"며 "혼자 강요를 한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이 같이 관여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안 전 수석의 자택과 청와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서류와 관련 자료,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확보했고 압수물 분석과 주변 관계자 진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해왔다.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는 안 전 수석과 공모해 기업들에 강제 모금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3일 구속됐다.

검찰은 공동정범인 최씨 구속으로 자신의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안 전 수석의 영장 발부가 무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 여부는 5일 오후 2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같은 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심사는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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