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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안종범 전 수석은 "잘못된 부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 원성윤
  • 입력 2016.11.02 10:42
  • 수정 2016.11.02 10:44
ⓒ연합뉴스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와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한 출연금을 강제 모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2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기존 최순실씨를 주로 신문했던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가 맡았다.

오후 1시 50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한 그는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된 부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전경련에 지시했는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대행했는가', '재단 출연금 모금에 강제성이 있었냐',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했는데 맞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모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최씨를 도와 재단 설립과 대기업 상대의 800억원대 출연금 강제 모금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은 그를 대상으로 어떤 경위와 과정으로 재단이 설립됐는지, 모금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안 전 수석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동안 그의 개입 정황을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이 숱하게 나왔다.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로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롯데그룹의 70억원대 추가 모금에 안 전 수석이 관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대기업 출연금 모금의 실무를 총괄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최금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출연금 모금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는 애초 "내 아이디어로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출연금을 냈다"고 주장하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 전경련에서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한 것"이라는 대기업 관계자의 녹취록을 폭로한 바 있다.

안 전 수석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 재단 출연금 모금을 도왔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도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안 전 수석 외에 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하거나 최씨를 비호한 청와대 인사가 또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 상황에 따라 최순실씨와의 대질 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정께 긴급체포된 최씨는 조사 사흘째인 이날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예정이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오전 변호인을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책임질 부분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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