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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 장애인콜택시 요금 인상 반대 장애인들 쫓아내

이날 면담 도중 지역 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장애인단체 회원이 난입해 경기장차연과 논쟁이 벌어졌고, 시장실 밖에서도 찬성측 단체와 경기장차연 회원 간 고성이 오고갔다. 경기장차연 측이 성남시가 찬성 측 단체를 막지 않아 장애인단체간 싸움을 부추겼다고 항의하자, 이에 격앙된 이 시장은 "내일부터 당장 시행해"라며 면담 1시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후 면담을 지속해서 요구하는 경기장차연에 이 시장은 퇴거를 명령했고, "이번 일에 대해 경찰에 고발할 것", "(여러분들은) 대화할 자세가 전혀 되지 않았다"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 비마이너
  • 입력 2016.11.02 09:47
  • 수정 2017.11.03 14:12

증차 없는 콜택시 요금 인상, "가난한 장애인들 이용하지 말라는 거냐?"

장애인콜택시 요금 인상 반대, 법정대수 200% 증차를 요구하던 이형숙 경기장차연 상임대표가 시장실에서 성남시 공무원 직원들에게 끌려나오는 모습.

이재명 성남시장이 장애인콜택시 요금을 11월 1일부터 인상하기로 한 것을 두고 반발한 장애인들이 시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장애인들에게 강제 퇴거를 명령하는 등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존에 성남시가 적용하는 장애인콜택시 요금은 기본요금 10km 이내 1200원, 추가요금 5km당 100원으로 시내버스 요금 기준과 거의 동일했다. 그러나 변경안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기본요금이 1500원, 10km 초과시 추가요금이 144m당 50원으로 대폭 올랐다. 장거리 요금은 일반 택시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성남시는 법정대수 42대를 확보했으나, 장거리를 이용하는 타지 이용자가 많아 시내 이용자들의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요금을 올려 장거리 이용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는 이러한 내용을 이미 지난 3개월간 지역 내 9개 장애인단체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에 참여한 장애인단체 중 다수는 외부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으로 장애인콜택시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단체 회원들의 설문조사를 근거로 요금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성남시의 방침은 경기도의 방침과는 정 반대다. 경기도 이동약자편의증진조례는 장애인콜택시 요금을 시내버스 수준으로 책정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는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도내 장애인콜택시를 2018년까지 법정대수의 200%를 도입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시내버스 수준 요금, 광역 이동, 24시간 운영, 즉시 콜 등 4개 조건을 만족하는 31개 시·군에 장애인콜택시 운영비 10%를 추가로 지원하고, 장애인콜택시 도입 비용도 50% 보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성남시가 요금을 인상하면 경기도가 추가 지원하는 운영비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근거로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은 10월 중순 이 시장과 대중교통과 등 성남시 주무부처에 장애인콜택시 42대 증차를 요구했으나 성남시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성남시가 증차 없는 요금 인상에 나서자, 경기장차연은 요금 변경 하루 전인 31일 오후 2시 성남시청 시장실에 기습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경기장차연과 면담에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한 이재명 시장.

이 시장은 장애인단체 협의로 요금 인상을 결정했는데도 경기장차연이 면담 절차를 무시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한 이 시장은 "성남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인데, 시외요금이 너무 싸서 콜택시가 자주 관외로 나가면 성남시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느냐"라며 "부족한 예산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관내 성남시민들이 우선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내가 직접 지시한 사항"이라고 요금 인상을 강행할 뜻을 보였다.

다만 경기장차연이 공문 등을 통해 장애인콜택시 증차를 요구했다고 항의하고 장애인이 이동하지 못하는 현실과 법에 어긋나는 사항들을 언급하며 요금 인상의 부당함을 따지자, 이 시장도 요금 인상을 보류하고 장애인콜택시 증차 등의 사항은 추후 논의하자는 안을 제안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날 면담 도중 지역 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장애인단체 회원이 난입해 경기장차연과 논쟁이 벌어졌고, 시장실 밖에서도 찬성측 단체와 경기장차연 회원 간 고성이 오고갔다. 경기장차연 측이 성남시가 찬성 측 단체를 막지 않아 장애인단체간 싸움을 부추겼다고 항의하자, 이에 격앙된 이 시장은 "내일부터 당장 시행해"라며 면담 1시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후 면담을 지속해서 요구하는 경기장차연에 이 시장은 퇴거를 명령했고, "이번 일에 대해 경찰에 고발할 것", "(여러분들은) 대화할 자세가 전혀 되지 않았다"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경기장차연 회원들은 시장실을 기습 방문한지 7시간 만인 오후 9시 경 시장실에서 모두 쫓겨났으며, 시청 공무원들이 이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이형숙 경기장차연 상임대표가 팔목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상임대표는 "콜택시 차량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에 대해 단지 효율성을 이유로 요금을 올리면 가난한 장애인들은 콜택시 이용하지 말라는 뜻인가"라며 "이번 성남시의 처사는 장애인들더러 성남시 안에서만 이동하라는 뜻이다. 이 시장이 진보와 인권을 논의하는 게 어이가 없다"라며 규탄했다.

한편 이날 퇴거 이후에도 성남시와 경기장차연은 장애인콜택시 요금 인상 보류, 증차 등의 논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경기장차연 측은 성남시가 요구에 대해 공문으로 확답할 때까지 시청에 머무른다는 입장이다.

경기장차연과 이재명 시장이 면담을 진행하는 모습.

장애인콜택시 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시장실 입구를 지키는 모습.

경기장차연 활동가들이 시장실 앞을 점거한 모습.

경기장차연 활동가가 이재명 시장이 떠난 시장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 이 글은 <비마이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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