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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나오일 직원이 FBI에 뇌물 비리에 대해 털어놓다

2009년 어느 여름날 밤, 모나코를 기반으로 한 석유 기업 우나오일의 매니저 린지 미첼은 리비아 프티폴리의 커피숍 앞 어두운 주차장에 SUV를 댔다. 한 남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리비아 국영 석유기업의 자회사 ‘와하’의 생산 관리 매니저였다.

와하 직원은 미첼에게 두툼한 봉투를 건넸다. 안에는 리비아 사막의 석유로 오염된 강들을 청소하는 (약 4500만 달러짜리) 환경 계약에 대한 100페이지가 넘는 와하 내부 서류가 들어 있었다. 우나오일 경쟁자들의 입찰 서류와 와하가 낙찰 기업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미첼에게 30분 정도 서류를 설명해 주고, 자신의 수고에 대한 대가를 기대한다고 암시했다.

다음 날 아침 미첼은 아타, 사이러스, 사만 아사니에게 전화했다. 우나오일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두 아들이었다. 그들은 만족했다. 그날 오후 우나오일의 매니저 마틴 아브람은 우나오일 사무실에서 만나 현금이 가득 든 봉투를 전달했다.

미첼은 돈을 세보지는 않았지만 봉투엔 미국 달러가 가득 들어 있었다. 자정 정도에 미첼은 와하 매니저의 집으로 가서 봉투를 건넸다. 그는 미첼에게 감사하고, 우나오일이 계약을 따낼 경우 5~10%의 사례금(약 2~4백만 달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함께 커피를 마셨다.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치하의 리비아의 석유 산업이 부패투성이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세계에는 뇌물이 일상적인 곳들이 많다. 하지만 돈을 받은 사람의 이름을 대는 것은 고사하고, 뇌물을 실제로 준 사람이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은 거의 전례가 없다. (허핑턴포스트와 페어팩스 미디어는 와하의 매니저에게 연락하여 언급을 받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

3월에 허프포스트와 페어팩스 미디어는 10만 건 이상의 유출된 이메일들을 지적하며 우나오일이 부패가 심한 지역에서 공무원들에게 여러 번 뇌물을 주어 다국적 기업 클라이언트들이 계약을 따내게 했음을 밝혔다. 경찰은 즉시 모나코에 있는 우나오일 사무실을 습격해 최고위급들을 수사했다. FBI, 영국 중대 사기 수사국, 오스트레일리아와 이라크의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여러 경로로 언급을 여러 번 요청했으나 와하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아사니 가족과 우나오일은 잘못을 저지른 바 없다고 주장한다. 우나오일의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이 글의 주제에 대해 우리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부패에 대한 어떤 주장도 부정한다.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언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나, 때가 되었을 때 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우나오일에서 폭로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린지 미첼은 할 이야기가 있었다. “내 양심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말하는 걸까?” 그는 허프포스트와 페어팩스 미디어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물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당시 현장에서 실제로 그런 일을 한 나 같은 사람이 나서서 대중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줘야 할 때다.”

미첼은 캐나다 넓은 초원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네브라스카 같았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아버지를 포함한 사람들 대부분이 석유 업계에서 일했다. 그의 아버지는 큰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여섯 자녀를 키울 정도는 되었다. 그들은 일주일에 최소 한 번, 때로는 두 번 교회에 갔다.

미첼은 16살 때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져 집을 떠났다. 그는 곧 석유 굴착 일을 하게 되었다. 때로는 새벽 2시나 3시에 일어나 500km 가까이 이동하며 굴착기 4개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굴착 유체공학 기업에 취직했고, 그 돈으로 대학 학비를 댔다.

미첼은 20대 초반에는 사고뭉치였다고 한다. “나는 툭하면 술집에서 싸움을 했다.” 그는 내기 당구장에서 우연히 아내를 만났다. “그건 축복이었다. 하늘에서 맺어준 짝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미첼에게 최후통첩을 내렸다. 커리어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자신과 함께 하는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결혼해서 아이를 셋 가졌다. 유체 굴착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일한 미첼은 형제 중 한 명과 회사를 차렸다. 나중에 그 회사를 팔아서 돈을 벌게 된다.

1998년 경, 북미의 석유 산업은 내리막이었다. 미첼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전 기업에 지원했다. 입사 후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그는 이 업계의 부패를 처음으로 목격했다고 한다.

몇 주 마다 미첼은 이사와 함께 은행에 가서 매니저와 사무실에서 독대했다. 그들은 터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하루는 만남이 2시간 이상 길어졌다. 미첼은 슬슬 가자고 했다. 그러나 이사는 기다리라고 했다. 현금이 가득 든 종이 박스를 든 남자가 사무실에 들어왔다.

미첼은 이사가 누군가에게 뇌물을 주려 한다는 걸 깨달았다. “업계에 있으면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나라들에 가지 않는 이상 직접 목격할 일은 없고, 곧 잘 알게 된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떠난 뒤 미첼은 베이커 휴즈의 현장 매니저로 일하게 된다. 베이커 휴즈는 나중에 미첼이 카자흐스탄에서 담당했던 프로젝트 때문에 자회사가 4백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주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미첼은 베이커 휴즈에 있을 때는 뇌물을 주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말한다.

2003년에는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 자신의 에너지 기업을 차린다. 그 회사가 자신의 마지막 직장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업 공개 후 그는 물러났다. 약 한 달 후, 리비아로 사업을 확장하려 하던 요르단 유전 기업이 그를 불렀다.

2006년이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제재를 풀고 있었다. “붐이 일어날 것 같아 보였다.” 미첼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뒤로 3년 동안 그는 리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의 최고위층들과 인맥을 쌓았다. 미첼은 약속도 하지 않고 와하의 사무실에 들어가 임원진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 번 환심을 사면 받아준다.”

그러나 와하 임원들과 인맥을 쌓으면서도 미첼은 사례를 해야 할 것 같은 일들은 피했다. 당시 와하 사람들은 “내가 고지식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고 그는 말한다.

미첼은 2008년에 캐나다로 돌아간다. 몇 달 후, 우나오일의 설립자 아타 아사니가 미첼에게 전화를 했다. 미첼과 아내는 사흘 동안 모나코를 찾아가 아사니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리비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우나오일의 사업 개발을 관리하는 직책을 받아들였다.

미첼은 처음 일을 맡았을 때 우나오일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한다. 우나오일이 리비아에 장비나 차량 등 고정 자산이 거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우나오일은 다른 기업들을 위해 계약을 따오는 중개 업체였다. 우나오일의 가장 큰 무기는 사람들, 계약 결정을 내리는 공무원들과의 관계였다.

우나오일의 사업 계획을 이해하고 나서 다시 와하 고위급들을 만났을 때, 미첼은 상황이 바뀌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에 발을 들이면 언젠가는 사업을 따오기 위해 누군가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사우디 아라비아 생각이 많아 났다.”

이 기사 초반에 나왔던 와하 생산 관리 책임자는 2009년 여름에 미첼에게 전화를 걸어 주차장에서의 만남을 잡았다. 미첼이 뇌물을 줬던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4500만 달러 계약을 딸 수 있는 내부 정보를 받은 다음 날 아침, 그는 아사니 부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전 망설였다. 스카이프 통화를 하면, 돈을 건네주라는 얘기를 들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뇌물을 전달하자마자 미첼은 죄책감을 느꼈다. “내 아이들을 생각했다. 아이들이 나를 전혀 존중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 나는 아이들에게 늘 투철한 직업 의식에 대해 가르쳤고 사업을 할 때는 100%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나오일이 와하 계약을 땄다면 미첼은 프로젝트의 최대 2%를 받을 수 있었다. 거의 1백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일을 따내려고 뇌물을 주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원하지 않았다.

미첼은 2009년 8월 31일에 아사니 부자에게 사직서를 보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이게 옳다고 느꼈다. 협상이 불가능하며 차후 논의도 없을 것이다.”라고 써서 보냈다. 그는 갑작스런 사직의 주원인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욕구라고 적었다. 그러나 우나오일 임원들은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사만 아사니는 “이메일의 어조로 봤을 때, 당신이 언급하지 않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헌신의 문제가 있다”며 “[와하 간부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미첼이 대답했다.

“[와하 간부의] 건에 대해서는 나는 마틴 [아브람]과 [다른 우나오일 직원]을 위해 할 일을 했고 소개를 했다. 나는 [그 다른 직원이] 들어가 관계를 쌓는 일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 몇 년 동안 이 뇌물 사건은 미첼의 양심을 괴롭혔다. 그러나 그는 잡힐까 봐 두려워했던 건 아니라고 한다. 리비아에서는 뇌물이 아주 흔한 관행이고 그는 딱 한 번만 관여했다.

허프포스트와 페어팩스 미디어가 올해 3월 우나오일 뇌물에 대한 기사를 처음 냈을 때 미첼은 이라크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기사가 자신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닫는데 며칠이 걸렸다. 그는 처음에는 누가 우나오일의 이메일을 유출했는지에 더 관심이 있었다.

우나오일 사무실을 덮치고 FBI와 중대 사기 수사국이 수사를 시작하자 미첼은 불안해졌다. “나는 잘 결정해야 했다. 그들이 나를 찾아올 때까지 기다릴까? 아니면 내가 먼저 발언하고 나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할까?”

이라크에서 미첼은 아내와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보낼 긴 이메일을 썼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잘못을 하지 않았고 내가 감옥에 가지 않을 거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2009년의 뇌물에 대해 말했다. “감정적으로 힘든 때였다.”

미첼은 곧 비엔나에서 중대 사기 수사국과 만났다. 곧이어 캐나다의 호텔에서 FBI 요원 2명, 법무부 간부, 캐나다 연방 경찰을 만나 6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미국 경찰이 5월 중순에 그를 워싱턴 D.C.로 데리고 왔다. 그는 노키아 휴대전화 2개, 블랙베리, 맥 랩탑을 제출했고 이틀 동안 우나오일의 인프라와 사업 관행에 대해 이야기했다. 2009년 뇌물 이야기도 했다. (우나오일의 전 리비아 알선자 중 하나인 무하나드 알라미르가 나중에 벵가지의 미 국무부 시설의 비무장 경비원 채용을 도왔다는 이야기도 FBI에 했다.)

미첼은 경찰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자료를 아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놀랐다. 이메일, 회의 시간, 재무 관련 스프레드시트 등이었다. 법무부는 워싱턴에 착륙했을 때 체포되지 않을 것을 보증하는 안전 통과 서신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기소되지 않을 거라는 확인은 받지 못했다.

미첼은 올해 우나오일을 그만둔 뒤 처음으로 사만 아사니를 보았다. 모나코의 우나오일 사무실에서 만나 몇 블록 떨어진 커피숍으로 걸어갔다. 아사니는 우나오일은 뇌물 혐의 때문에 계약을 잃고 있다고 미첼에게 말했다. “그들은 생존이 급급한 상태였다.”

지난 몇 달 동안 미첼은 공개하기로 결심한 것 때문에 배신 당했다고 느낄 예전 사업 관계자들의 반발에 대비해왔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털어놓자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는 선한 의도를 가진 개인들도 부패에 말려들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또한 양심의 가책을 던 것도 기쁘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우나오일에서 일했던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마침내 이해해주는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말할 사람 – 심지어 FBI 등이라도 – 이 생겼다는 건 안심이다.”

법무부는 우나오일 스캔들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기소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 밝히지 않겠다는 말 외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첼이 기소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금 그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FBI는 내가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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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I Paid A Bribe, Former Unaoil Employee Told FBI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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