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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최순실 스캔들에 당황했나 보다. 로동신문은 1주일이 지나서야 논평을 내놨다

  • 김수빈
  • 입력 2016.10.31 13:01
  • 수정 2016.10.31 13:28
A North Korean man reads a local newspaper with an image of leader Kim Jong Un Sunday, May 8, 2016, in Pyongyang, North Korea.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aid during a critical ruling party congress that his country will not use its nuclear weapons first unless its sovereignty is invaded, state media reported. (AP Photo/Kim Kwang Hyon)
A North Korean man reads a local newspaper with an image of leader Kim Jong Un Sunday, May 8, 2016, in Pyongyang, North Korea.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aid during a critical ruling party congress that his country will not use its nuclear weapons first unless its sovereignty is invaded, state media reported. (AP Photo/Kim Kwang Hyon) ⓒASSOCIATED PRESS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스캔들로 한반도의 언론이 들끓고 있다. 이북의 언론도 마찬가지다. 북한 조선로동당의 기관지 로동신문도 31일 최순실 스캔들에 대한 논평을 발행하여 박근혜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만사람을 경악케 하는 《박근혜,최순실추문사건》은 현대사회에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가장 기형적이고 가장 비정상적이며 가장 우매한 박근혜《정권》의 실체에 대한 명백한 론증이다. (중략)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이라는 박근혜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완전히 장악하고 지배하며 막후에서 조종해온 최순실은 사실상 아무런 공식직함도 없는 아낙네이다.바로 그때문에 이번 사건이 내외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는것이다. (로동신문 10월 31일)

로동신문도 스캔들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는 당황했던 것 같다. 국정농단 스캔들의 기폭제였던 JTBC의 '청와대 대외비' 태블릿 보도가 나온 것이 24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게 이튿날인 25일이다. 그러나 로동신문의 논평이 나오기까지 무려 1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북한이 한국 정부에 대해서 쏟아내는 비난 표현 중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이 바로 '괴뢰 정권'이다. 괴뢰(傀儡)란 '꼭두각시'나 '허수아비'를 가리키는 한자어. 본디 북한이 한국 정부에 대해 '괴뢰'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비유다. 그런데 그게 말그대로 사실이었을 줄이야.

'특대형정치추문사건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정권》의 추악한 실상을 평한다'라는 제목의 로동신문 논평은 그야말로 최순실 스캔들에 대한 모든 보도와 루머들의 총집합이다. 로동신문 기자들이 한국 인터넷을 얼마나 열심히 보는지 알 수 있다. 대체로 원색적인 비난과 추문 보도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몇몇 구절은 날카롭다:

지금 내외에서는 박근혜의 모든 발언과 행동을 놓고보면 단순히 인간 최순실에게 정도이상으로 집착하는것이 아니라 사이비종교인,선무당 최순실에게 혼맹이가 완전히 빠져있는것 같다고 평하고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남조선은 현대사회에서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원시종교,즉 무당이 빌면 무엇이든지 성취될수 있다고 믿는 신앙에 지배되는 《무당통치국》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이 지구상에 나라도 많고 형형색색의 정치제도들이 있지만 과학과 기술,문명이 첨단에 이른 21세기에 이처럼 정상사고로는 도저히 리해하기 어렵고 해괴하며 무지몽매한 암흑세상은 찾아보기 어려울것이다...

집권기간 일가족속까지 망라한 족벌부패정치로 악명을 떨친 력대 통치배들과는 달리 독신으로 살아온 박근혜는 비교적 《깨끗한 정치인》으로 남지 않겠는가 하는것이 남조선인민들이 품어온 한가닥 미련이였다. 하지만 박근혜는 세상사람들이 상상도 못하였던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부정부패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고 할수 있다. (로동신문 10월 31일)

"남조선의 현 정치정세는 앞날을 예측키 어려운 중대기로에 놓여있으며 혼란은 날이 갈수록 심해질뿐이다." 살다보니 로동신문 논평 끝자락의 한 마디에 공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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