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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외국인 세 모녀' 자랑스러운 주민상 받았다

태풍 차바 때문에 쓰레기더미로 뒤덮였던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몇 시간 동안 스스로 땀 흘려 청소해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광안리 외국인 세 모녀’가 자랑스러운 주민상을 받았다.

부산 수영구청은 30일 부산국제외국인학교 교사인 디아나 루퍼트(38·여)와 두 딸 피오나(13)·스텔라(5)에게 ‘자랑스러운 외국인 주민상’을 수여했다. 수여식은 이날 오전 10시 ‘2016년 수영구민체육대회’에서 진행됐는데, 세 모녀를 대신해 참석한 부산국제외국인학교 관계자가 상을 받았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사는 세 모녀는 지난 5일 오후 집 근처에 있는 광안리해수욕장에 산책하러 나갔다가, 태풍 차바 때문에 밀려온 쓰레기더미가 백사장을 뒤덮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큰딸 피오나가 “우리가 청소하자”고 제안했고, 작은딸 스텔라가 “재미있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집에서 고무장갑과 장화를 챙기고, 철물점에서 갈퀴를 사서, 다시 광안리해수욕장으로 갔다. 스텔라는 장난감 삽과 바구니도 들고 나왔다. 오후 3시께 시작된 청소는 저녁 7시께까지 계속됐다.

지나가던 시민이 이 장면을 보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고, 사진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이 모습에 감동을 한 많은 시민이 청소도구를 들고 광안리해수욕장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이날 오후엔 수백명의 시민이 광안리해수욕장을 청소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2009년 8월 한국에 들어와 부산국제외국인학교에서 근무하는 루퍼트는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에 익숙하기 때문에, 쓰레기에 뒤덮인 백사장을 청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더운 날씨에 저녁 늦게까지 불평하지 않고 청소를 한 아이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는 “우리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재해 현장에 외국인이 스스로 찾아와 청소하는 모습은 많은 시민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외국인 주민으로서 환경보호와 지역사랑 실천으로 우리 사회에 감동을 주고 시민 참여 의식을 고취한 공로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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