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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유방암 생존자들이 유방 절제술 흉터에 대해 입을 열다(동영상)

  • 김태우
  • 입력 2016.10.29 10:53
  • 수정 2016.10.29 11:06

유방암은 여성만 걸리는 병이라고 알려졌지만, 남성 역시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영국에서 매년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은 약 5만 명이며, 남성은 약 350명 정도가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이 남녀 통계는 큰 차이를 보인다.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가 월등히 많아서인지, 핑크 리본 등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들은 보통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로 인해 남성들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생명이 달려 있을 수도 있는 정보를 놓치게 된다.

그래서 허프포스트 영국판은 유방암이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네 명의 남성을 만났다.

콜린 엔서

72세 콜린 엔서는 지난 2005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의류 관련 사업을 하다 은퇴한 엔서는 진단 당시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조차 몰랐기 때문이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2005년 가슴에서 멍울을 발견했는데, 의사들은 이 멍울이 지방 세포 조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멍울 제거 수술을 받고 나서야 이것이 유방암이었으며,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절제술을 통해 “오른쪽 가슴과 겨드랑이 아래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릭 마틴-베이컨

남성 유방암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국민 건강 보험공단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요인은 밝혀졌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의 경우에도 60세 이상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은 더욱 위험하다.

51세 릭 마틴-베이컨은 젖꼭지에서 갈색 분비물이 나오는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이를 무시했다. 더 이상 이 분비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그에게도 엔서와 같은 멍울이 생겼다. 그는 "유방암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멍울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석궁으로 인한 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마틴-베이컨은 지난 2014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내 인생이 바뀔 일이었다. 하지만 암이 내 삶을 최대한 적게 바꾸게 하는 것이 내 싸움의 일부였다"며 심경을 밝혔다.

데이비드 아베트

데이비드 아베트는 멍울이 생기거나 분비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4년 가슴 부근에 발진이 생겼다.

은퇴한 런던 택시 기사인 68세 아베트는 지역 보건의를 찾아갔다가 아베트의 유두가 함몰된 것을 발견했다.

아베트는 이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절제술,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는 “화학 요법을 시작했을 때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나는 내가 겪을 일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앞으로의 싸움에 준비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 요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식욕과 머리카락을 잃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치료가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는 널리 알려졌지만, 남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마틴-베이컨은 “남성으로서 유방 절제술을 받는다는 건 여성만큼 삶이 뒤바뀌는 경험은 아니다.”라며, “내게 있어 이건 그저 흉터다. 설명하기 어려운 흉터라는 건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더그 하퍼

더그 하퍼의 경우, 처음에는 증상을 무시했으나 2012년에 확진을 받았다.

현재 54세인 그는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나는 왼쪽 젖꼭지에 생긴 게 물혹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다. ‘패밀리 가이’의 피터 그리핀이라면 그러라고 했을 것이다.”라며 당시에는 증상을 별다르게 생각 안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퍼는 의사들이 유방암이라고 했을 때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절제술에 대한 첫 반응이 "얼른 떼내요"였다고 한다.

하퍼는 처음에는 절제술 후 몸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했지만, 붕대를 풀고 나자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솔직하게 말하자면, 상어에게 공격당해서 가슴이 이렇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젖꼭지가 없다는 게 눈에 띈다"고 전했다. 하퍼는 이어 많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이 그랬듯이 흉터에 타투를 할까 고민도 했다고 한다.

하퍼에게 가장 힘든 일은 머리가 빠진 것이었다.

그는 "머리가 모두 빠졌다는 사실을 굉장히 의식했다. 축구를 하러 가면 오래 알았던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라며 심경을 전했다.

체중이 준 것도 문제였다. 치료를 받으며 콜린 엔서는 매일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받아들이기가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거울을 보면서 ‘맙소사 저게 나라니, 이상하군. 눈썹이니 뭐니 다 사라지고 없다.” 혹은 "체중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힘든 투병을 겪은 이 남성들은 한 가지 긍정적인 시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살아있어서 행운이라는 것이다.

마틴-베이턴은 “[내 흉터는 내게는] 큰 의미는 없다. 흉터가 있는 자리에 원래 뭐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그것 대신 흉터가 있는 것이다. 내겐 암이 없다. 흉터와 암 중 선택해야 한다면 난 흉터를 갖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함께 도와준 유방암 치료 센터남성 유방암 연합에 감사를 전합니다.

 

허핑턴포스트UK의 'Male Breast Cancer Survivors Open Up About Their Mastectomy Scar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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