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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말 배우는 어린아이 수준" 전여옥의 평가 다시 화제

  • 강병진
  • 입력 2016.10.26 13:28
  • 수정 2016.10.26 14:22

“박근혜는 최태민과 그 딸의 꼭두각시” 등 다시 주목받는 말말말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본격화된 지 한 달여만인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을 일부 시인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상황을 두고 박 대통령을 ‘꼭두박씨’라고 비꼬고 있다. 아울러 이전부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알렸던 ‘말’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겨레>가 하나씩 그 말들을 정리했다.

1. “박근혜는 최태민과 최순실의 꼭두각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아무런 실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최태민과 그의 딸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측근에 의해 작은 재단 하나도 소신껏 꾸려가지 못하고 농락당해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된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 지도자가 되고, 험난한 21세기 글로벌시대를 넘어갈 수 있겠나”(2007년 6월 17일 김해호씨 기자회견)

최태민과 최순실’이라는 꼬리표는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따라다녔다. 이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였다. 1997년, 2002년 대선 때 이회장 전 총재를 지원한 ‘부국팀’의 자문위원이었다고 밝힌 김해호씨는 박근혜 당시 후보와 최태민 목사 일가의 의혹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왼쪽)이 대한구국선교단 야간진료센터를 방문, 최태민 총재(오른쪽)와 얘기를 나누는 장면. 가운데는 박근혜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

김씨는 “박 후보는 1984년 6월 성북동 집을 판 뒤 최태민씨 집 앞으로 이사했고, 여기서 5분 거리에 최태민씨의 딸 최순실씨의 집이 있으며, 이 주변은 그들의 부동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박 후보는 최태민씨의 집이 어디고 최순실 씨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이런 사정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태민의 로열패밀리는 육영재단을 재산증식의 장으로 이용했고, 박 후보는 이사장이었지만 아무런 실권도 행사하지 못한 그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며 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캠프는 곧장 김씨를 허위사실 공표로 고소했고, 검찰은 김씨가 이명박 후보 캠프의 정책특보였던 임현규씨에게 자료를 전달받아 기자회견을 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2심에선 집행유예를 받았다.

2. “박 후보가 대통령되면 최태민 일가 국정농단”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씨 일가에 의한 국정 농단의 개연성은 없겠는가”

이명박 캠프는 김해호씨의 기자회견 이후 곧장 논평을 내고, 최씨 일가의 국정 농단을 우려했다. 장광근 당시 캠프 대변인은 “최태민 목사 관련 내용들은 가히 충격적이다. 박 후보와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미래진행형”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 쪽은 최 목사와 관련된 제기에 대해 ‘천벌 받을 짓’이라며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검찰 조사로 김씨의 폭로와 이명박 캠프의 논평은 ‘짜여진 작전’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안타깝게도 9년이 지난 지금 ‘국정 농단’ 우려는 사실로 드러났다.

여기서 김씨 등에 대한 2심 판결문의 내용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대선이 끝나고 2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발표 내용 중 잡지 등에 이미 보도된 것이 대부분이고 미약하나마 근거를 가지고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을 남겼다.

3. 전여옥 “박근혜는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ㆍ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2012년 전여옥 자서전 ‘i’ 전여옥 중)"

대통령의 사과에도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해명’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연설문 유출 등에 대해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순실 씨의 개인 컴퓨터에선 남북 관계와 동북아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칠 ‘드레스덴 연설문’ 첨삭본은 물론이거니와 ‘5·18 33주기 기념사’, ‘방송 3사 신년사’가 나왔다. ‘정부 조직개편안 평가’, ‘가계부채’ 대책을 담은 자료, ‘고용복지 업무보고 참고자료’ 도 발견됐고, 심지어 극비 문서인 외국 정상과의 외교 문서까지 나왔다. 아무런 전문성도, 공식 직책도 없는 민간인이 국정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을 두고 “순수한 마음에서 한 일”이라는 해명은 여론을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말이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모습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박 대통령을 두고 과거 박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한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 전 의원은 2012년 1월 자서전 ‘i 전여옥’을 출간하고 작심한듯 박 대통령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전 전 의원은 이 책에서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ㆍ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고 썼다. 전 전 의원의 평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문 등을 최순실씨에게 ‘첨삭’ 받는 일련의 일들이 필수일 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씨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잇따른 죽음 이후 모든 정치 세력들이 자신을 배신할 때 홀로 남아 옆을 지켜준 유일한 믿을만한 사람, 즉 ‘배신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2005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추모식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박근혜 대표의 비옷에 달린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최순실씨의 연설문 작성 관여 의혹이 처음 보도됐을 때,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전여옥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봉건시대에 살고 있다고 암시하는 많은 말들을 남겼다.

“박근혜 위원장은 클럽에 갈 때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박 대표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 씌워드려야지’라고 했다.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박 대통령은 혼자 봉건시대에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전 전 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입니다. 그러나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입니다!”

▶아래는 2012년 2월 트위터 이용자 @BeanPole2000이 연재한 <전여옥 어록>이다.

전여옥 어록 1

“박근혜 위원장은 자기의 심기를 요만큼이라도 거스르거나 나쁜 말을 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그가 용서하는 사람은 딱 한 명 자기 자신이다.”

전여옥 어록 2

“하루는 어머니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기에 ‘왜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더라.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 그제야 먹었다.”

전여옥 어록 3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이었다. 한국은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다.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my family‘s job)이었다.”

전여옥 어록 4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대표의 뜻을 헤아리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박 대표는 ’제가 꼭 말을 해야 아시나요?‘라고 단 한마디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라‘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전여옥 어록 5

“박근혜는 늘 짧게 대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등.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사실 아무 내용 없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애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다.”

전여옥 어록 6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말했다.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 씌워드려야지’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씌워드렸지만 박 대표는 한마디도 없었다.”

전여옥 어록 7

“박근혜는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부정부패 연루자를 보호하지 않으며, 기소되면 당원 자격을 정지시키고 유죄가 확정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말했는데 부정부패로 유죄가 확정돼 2년 반 콩밥을 먹은 사람을 당을 쇄신할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전여옥 어록 8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ㆍ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 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전여옥 어록 9

“영등포에 손가락이 잘린 분들이 많은데 유신독재 시설 공장에서 각성제를 먹고 졸면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다. 산업화의 영웅은 그들인데 꽃다발도 없고 명예도 없다.”

전여옥 어록 10

“박근혜는 공천 승복하는 것이 정도라고 얘기하지만 정작 박 위원장 본인은 승복하지 않았다. 친이계에 공천 승복하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전여옥 어록 11

“보좌관이 박근혜 위원장의 쓸 샴푸를 사야 하는데 단종이 돼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다. 왜 최근 나온 제품들을 안 쓰고 옛 제품만 고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전여옥 어록 12

“박근혜 위원장은 클럽에 갈 때에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전여옥 어록 13

“박근혜 위원장의 자택 서재를 둘러보고 박 위원장의 지적 인식능력에 좀 문제가 있다 생각했다. 서재에 일단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가 서재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전여옥 어록 14

“여러분,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입니다. 그러나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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