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제 피할 수 없는 특검, 누가 맡아야 하나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적 권위를 회복하려면, 특별검사를 임명하되, '여당이 가장 꺼릴 만큼' 국민 대다수가 신뢰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인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 그 중 한 명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던 윤석열 검사이다. 새누리당이 정말로 사태를 수습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 새누리당이 먼저 윤석열 같은 사람을 책임자로 하는 특검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 최병천
  • 입력 2016.10.26 08:42
  • 수정 2017.10.27 14:12
ⓒ연합뉴스

오늘 검찰이 전경련-미르재단-차은택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병우의 따가리' 역할을 하던 검찰이, 박관천-조응천에 의해서 '청와대 문서유출 사건'이 있었을 때 엉터리 수사로 일관하던 검찰이,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부실수사로 일관하던 검찰이 조선일보가 보도를 시작한 지 3개월이 되고, 한겨레가 특종보도를 본격화한 지 꼬박 1달이 지나, 중요증거가 대부분 인멸되었을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최순실과 그 일당들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핵심 세력은 박근혜와 문고리3인방, 그리고 청와대의 안종범과 우병우 등이다. 그래서 '수사'가 이뤄진다면, <국정 농단 전반>에 대해서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관련자들은 모조리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근데, 사건의 갈래가 다양하다. 기억 나는 대충 몇 가지만 추려봐도, ▲최순실-박근혜-문고리3인방-우병우를 중심으로 하는 <청와대 축>이 있고, ▲최순실-안종범(청와대)-이승철(전경련)를 중심으로 하는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의 축이 있고 ▲최순실-차은택-김종(문체부 차관)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체육 분야 축>이 있고, ▲최순실-정유라-김경희 총장(이대)-김경숙 학장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이화여대 축> 등이 있다.

그동안 '우병우 따가리' 역할을 하던 검찰은 조직보위를 위해서라도, 뭔가 과거보다는 훨씬 더 쎄게 '하는 시늉'을 할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박근혜-문고리3인방-우병우-안종범 등의 '몸통의 핵심'에 대해서는 시늉만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대 특별검사는 부분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큰 성과는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대'하며 '힘 겨루기'를 하기 때문이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특별검사의 책임자도 야당이 주장하는 사람에 반대하며, 권한도 축소시키고, 수사범위도 축소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은 <여당의 위기> 이전에 <국가적 위기 상황>이며 동시에 <정치의 위기> 상황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주요 공무원 조직 전체가, 청와대 전체가, 검찰 조직 전체가, <최순실과 그 남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됐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적 권위를 회복하려면, '특별검사'를 임명하되, '여당이 가장 꺼릴 만큼' 국민 대다수가 신뢰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인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 그 중 한 명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던 윤석열 검사이다. (*또는 윤석열 검사에 비견될 정도로 '강골 성향 특수통'이어도 무방하다.)

새누리당이 정말로 사태를 수습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 새누리당이 먼저 <윤석렬 같은 사람을 책임자로 하는> 특검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지 않다면, 새누리당 역시 두고 두고 '신천지당'으로 조롱받으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위기는 단지 새누리당만의 위기가 아니라 '정치 일반'에 대한 위기이며, <국가의 공적 조직> 전체의 위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최순실 #박근혜 #최병천 #윤석렬 #특별검사 #특검 #사회 #정치 #검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