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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과 학생이 감수성을 함수로 표현했고,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 김현유
  • 입력 2016.10.25 11:51
  • 수정 2016.10.25 11:55

문과와 이과의 싸움은 교육과정이 대통합되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온,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이유를 빌미로 '문과 대 이과' 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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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는 논쟁의 불씨가 매우 약하게 타올랐을 뿐 이전만큼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불씨는 19일,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뭔가 애틋한 내용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건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 서울대 이과 학생의 문장 속 수학적 요소를 하나하나 이론적으로 뜯어보면 이렇다.

1. 우선 증가함수란, 실수값 내에서 정의한 함수 y=f(x)에서 변량 x가 증가할 때 함숫값인 f(x) 즉 y값도 증가하는 함수를 말한다. '양의 함수'라고도 한다.

2. 이계도함수란 함수 f(x)를 미분하여 얻은 함수인 f'(x)값, 즉 '도함수'를 또 도함수한 것을 말한다. f"(x), y" 등으로 표현한다.

3. 함수 f(x)가 증가함수라고 해서 항상 양의 값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만약 f'(x)가 양수일 경우에는 f(x)값이 x값에 비해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이 함수의 기울기가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이 내용을 이제 문과적으로 풀어보자. 이 학생은 자신이 y=f(x)이고 상대가 x일 때, 상대의 값에 맞춰 자신의 값은 바뀌겠지만 적어도 항상 함께 성장하는 길을 향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또 이계도함수조차 항상 양이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자신이 보다 큰 값을 품더라도,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가기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어떤 상황에서도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항상 내가 더 너를 사랑하면서,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말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1,3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 서울대 이과 학생의 감성에 용기를 얻은 이과 학생들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도 너무 슬퍼하지 마시길.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조금 달랐을 뿐이니 말이다. f(x)가 걸그룹 이름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으면, 살아가는 데 문제될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f(x) 우왕굿

h/t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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