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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똥을 싼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싸는 건 아니다

ⓒFiona Munro

하지만 다 똑같이 싸는 건 아니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쓴 글 중 가장 쓰기 어려운 글일 수 있지만, 또한 가장 중요한 글일 수도 있다.

나는 내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전사들이 장벽을 허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

난소암. 수술. 화학 요법. 탈모. 휠체어. 집중 치료. 말기. 불치. 차도.

올해 정말 많은 단어와 문구들이 내 삶에 들어왔다. 감당하기 좀 더 쉬운 말들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 유독 두드러지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인공항문형성술.

나는 인공항문형성술이 뭔지도 몰랐다… 평생 그 단어를 내게 말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질문을 하고 검색을 해본 결과 나는 ‘결장조루술’이 인생을 바꾸는 수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배에 구멍을 내서 결장(대장)의 한쪽 끝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여기는 기공이라고 부르며, 여기에는 뗄 수 있는 주머니를 달고 가득 타면 비우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겠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왜 내가 이런 수술을 해야 하지?

나는 장암이 아니라 난소암에 걸렸는데…

알고 보니 난소암은 난소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었다. 다른 장기에도 전이되며, 내 경우에는 장 표면에 전이되어 잘라내야 했다.

수술에 동의하고 며칠 동안 기공 간호사들을 여러 번 만났다. 차마 읽을 수 없는 전단들을 받았다. 대화를 나눴지만 듣지는 않았다. 내 배는 ‘출구’가 되었다. 나는 이걸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건 현실이 아닐 거야. 암으로 충분한 거 아니었어?

수술을 받고 나니 45cm짜리 흉터가 생겼다. 드레인. 정맥 주사. 주사를 놓는 곳과 스토마(기공)… 늘 변하는 내 몸에 새로운 낯선 것이 생겼다.

몇 주가 지나면서 이런 것들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드레인을 제거했다. 흉터는 낫기 시작했다. 정맥 주사도 치웠다. 하지만 하나는 남아 있었다. 인공항문형성술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건 영구히 가는 것이었다.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마지막 존엄이 빼앗긴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더 이상 내 신체 기능을 제어할 수 없었다. ‘정상적인’ 신체라면 항문 근육을 사용해서 언제 변을 볼지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에는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근육이 없다. 그래서 스토마를 달면 몸은 아무 때나 마음대로 배변을 한다. 아무 때나. 아무데서나. 경고도 없이. 제어는 불가능하다. 최곤데!

그래서 나는 어딜 가든 여분의 ‘인공항문형성술 주머니’를 들고 다니다 필요하면 갈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닦을 것과 쓰레기를 넣을 주머니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작은 핸드백은 못 쓰게 되었다!

나는 병이 있으니 어느 화장실이든 들어갈 수 있게 해주라는 특별 카드를 받았다. 작은 장점이다.

그리고 24시간 언제나 공중화장실을 열 수 있는 특별 ‘레이더 키’를 받았다. 이것 역시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버튼업 진은 주머니를 방해하고 기능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입을 수 없다는 걸 배웠다. 하이웨이스트진이나 제깅스를 입어야 한다고 했다. 꼭 끼는 옷도 입을 수 없었다. 잠깐, 옷들을 다 새로 살 핑계가 생긴 건가. 더 이상 캐묻지 않겠다. 전망이 밝아졌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나는 이게 수명을 연장하는 수술의 결과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시간을 되돌려서 ‘아뇨 암을 그냥 두고 스토마를 안 달래요’라고 말할까? 그건 절대 아니다!

물론 지금도 힘들 때가 있다!

장애인 화장실에 가는데 내가 장애인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볼 때.

화장실에 쓰레기통이 없을 때. 화장실 바닥에 똥이 든 주머니가 있는 걸 보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

속이 불편할 때가 최악이다! 속이 불편할 때면 보통 화장실에 갈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 스토마가 있으면 그게 안 된다. 경고도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주머니가 붙어 있으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옥이 열린다! 간호사 하나가 ‘코드 20’이라고 부르는 상황이 벌어져 버려야 했던 옷들이 몇 벌 있다. 나는 어두운 유머 감각을 갖는 게 좋다는 걸 알게 되었따.

자신의 인공항문형성술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도움이 되었다. 영국에서 500명 중 1명은 인공항문형성술을 받았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는가. 암 때문만이 아니다. 크론병 때문일 때도 있고, 태어날 때부터 그런 사람도 있다!

이걸 생각하면,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도 분명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똥’ 이야기에는 아직도 큰 오명이 따라붙는다.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우리의 몸들이 서로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의 몸과 몸의 기능에 대해 수치를 느끼는 것을 멈출 수 있다.

신체에 수치를 주는 것을 그만 둘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똥은 누구나 싼다. 그때그때 곧바로 싸지 않을 수 있는 운 좋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유머 감각이 도움이 된다는 말은 아까 했지?

사랑을 담아, 피오나 xxx

허핑턴포스트UK의 Everybody Poo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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