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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한국의 LGBT영화와 섹스신 촬영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CNN인터뷰)

  • 박수진
  • 입력 2016.10.20 11:45
  • 수정 2016.10.20 11:51

영화 '아가씨'가 21일부터 미국 내 5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박찬욱 감독은 이를 앞두고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LGBT영화와 섹스신을 촬영할 때의 방식을 묻는 질문에 답했다. 비윤리적인 내용을 영화의 중심 소재로 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동성애 소재에 대해서는 한국의 기존 인디 LGBT영화에 빚을 졌다며 '내 영화가 특별히 터부에 맞섰다거나 장벽을 무너뜨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내가 그 영화들의 뒤를 이어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만큼, 내 영화 뒤로도 더 많은 성소수자 소재 영화들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섹스신 촬영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라, 주위 사람들이란 바로 여성을 뜻한다'고 답했다.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기존 남성의 시각을 따르지 않도록 주의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아무리 평소에 즉흥적으로 찍는 스타일이라도, (섹스신) 촬영일에는 미리 이야기되지 않은 것을 절대 하지 말라'고 답했다. CNN은 레즈비언 커플의 성애 장면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2013년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두 주연배우가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촬영 방식에 이후 불만을 드러낸 것을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영화 속 코즈키의 가학적인 취향에 관한 질답에 이어 "진정으로,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political correctness)의 테두리 안에서 표현할 필요는 없다"며 "사람들이 나쁘게 말하고 비판하리라는 것이 예상되더라도 여전히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비판을 받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감독은 자신을 부르는 '오테르'(auteur·작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CNN은 인터뷰 기사에서 박 감독을 '한국의 장인(maestro)'이라고 소개하며 연출 작품들이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쿠엔틴 타란티노나 앨프리드 히치콕과 같은 '오테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작가는 작품에 일관성이 있고 일치된 표현을 하며 특별한 표현 방식을 사용하고 반복적으로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보여준다"며 "난 작가의 정의 중 그런 '일관성'이나 '반복'이라는 단어에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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