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화성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착륙 직전에 실종됐다

  • 김도훈
  • 입력 2016.10.20 06:28
  • 수정 2016.10.20 06:30

슬프게도, 실종이다.

화성 연구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유럽이 야심차게 쏘아올린 '엑소마스'(ExoMars)의 착륙선이 도착 시점에 실종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가 19일(현지시간) 착륙을 시도했으나 착륙 예정시각이 1분도 지나기 전에 교신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ESA는 착륙 시도와 관련한 정보를 분석하고 취합해 교신이 끊어진 경위를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착륙선이 화성에 닿을 때 충돌해 파괴됐을 우려가 있다고 일반적인 추정을 소개했다.ESA는 교신 중단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상황을 회복할 수 있는지 등의 경우를 따지는 '폴트 트리'(fault tree)를 분석하는 데 며칠이 걸린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불안을 애써 감추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우주관제센터(ESOC) 연구원 파올로 페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뷰에서 "좋은 징후가 아니다"라면서도 "실패라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엑소마스는 지구에서 올해 3월 14일 발사돼 7개월 동안 4억9천600㎞를 날아 지난 16일 화성 상공 100만㎞에서 궤도선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를 분리했다. 모선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된 스키아파렐리는 이후 계속 화성을 향해 하강하다가 이날 최종 목적지인 화성 지상에 안착을 시도했다.

스키아파렐리의 실종으로 화성의 생명체 탐사를 위한 무인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 프로젝트가 적잖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착륙선은 화성 표면의 온도, 습도, 밀도, 전기적 성질 등의 자료와 사진 이미지를 보내 나중에 다른 착륙선의 활동을 도울 토대를 마련하려고 파견됐다.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것은 지독한 난제로 지금껏 제대로 작동하는 착륙선을 화성 표면에 올려놓은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을 포함한 러시아뿐이다. 소련의 '마스 3'은 1971년 최초로 화성에 안착했으나 20초간 신호를 보낸 후 교신이 끊겼고, 1976년 미국 우주항공국(나사)이 발사한 바이킹 1호가 화성에 착륙했을 뿐이다.

화성의 옅은 이산화탄소 대기와 마찰열 때문에 착륙선이 타버리는 것에 대비해야 하고, 표면 근처에 극도로 강한 제동을 걸어야 하며, 들쭉날쭉한 암석과 크레이터로 이뤄진 표면에 사뿐하게 내려앉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스키아파렐리도 하강 시 음속의 두 배에 가까운 시속 2만1천㎞의 속도를 초음속 낙하산을 펴고 9개의 역추진 로켓을 작동해 착륙 직전까지 시속 4㎞ 정도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서 2003년 ESA는 모선인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분리된 착륙선 '비글2'의 착륙도 시도했으나 이 또한 실종됐다.

스키아파렐리의 교신이 끊겨 실패로 확인되더라도 모선인 TGO는 화성 궤도에서 타원형 궤도를 돌며 메탄가스 등 대기 탐사에 나선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스키아파렐리 #엑소마스 #화성 #우주 #우주과학 #과학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