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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분석하면 인간의 삶은 정말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디지털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각종 서비스가 이미 디지털화되었다. 은행 창구는 예전과 비교해 보면 훨씬 한산해졌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은행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도 매출이 둔화되고 있다. 이 역시 굳이 그곳을 찾지 않더라도 물건 구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리즘들이 탑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서비스, 경제 활동 그리고 그에 따른 고객의 반응 등이 공식으로 구성된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만큼 공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발 맞추어 우리의 생활들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1. 숫자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려고 한다.

빅데이터 비즈니스는 결국 숫자를 통해 사람과 사물을 이해하려는 시도다. 한때 핫 아이템이었다가 지금은 잠잠해진, 그러나 조만간 또다시 뜨거워질 웨어러블 디바이스 역시 사람을 끊임없이 숫자로 분석하기 위한 수단이다. 실제로 자신을 숫자로 분석하고 파악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셀퍼(Selfer)’라고 부른다. 심지어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걱정거리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자기 수량화 운동에 참여하는 ‘셀퍼(Selfer)’는 데카르트의 ‘자기’ 개념을 더 잘게 쪼갰다고 볼 수 있다. 데카르트는 몸과 달리 의식은 조각으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의식은 형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셀퍼는 올바른 기술을 이용하고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하면 개인을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전형적인 자기 수량화 애호가(이런 부류가 정말 있다면)인 마이클은 …. 잠에서 깨면 데이터를 들여다보며 간밤에 얼마나 잘 잤는지 확인한다. …. 컴퓨터를 켜서 ‘750단어’라는 쓰기 연습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750단어를 적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면 텍스트 분석 알고리즘이 입력 단어를 헤집고 다니며 마이클의 기분, 심리 상태, 고민 등에 대한 통계를 보여준다. 이따금 의식하지 못하던 걱정거리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 일을 마치면 그제야 본격적으로 하루가 시작된다(당연히 걸음 수를 측정하는 핏빗을 착용한다).”(책 ‘만물의 공식’, 루크 도멜 저)

2. 기업은 직원 데이터를 분석해서 돈의 낭비를 막는다.

각 기업의 인사팀은 끊임 없이 인적 자원에 대해 고민을 한다. 좋은 인재를 뽑는 방법, 그리고 그들을 계속 자기계발 시키는 방법, 기업을 위해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주된 고민의 대상이다. 이 영역에도 데이터와 공식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다음은 구글의 이야기다.

“구글이 괴짜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불경한 행보는 철저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는다. ‘슬레이트(Slate)’에서는 이렇게 지적한다. “구글의 복지가 지나치게 보일 때도 있다. …. 하지만 구글이 사악해지지 않기 위해서 그런 혜택을 베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구글은 직원들이 복지 혜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다량의 데이터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돈을 허투루 낭비하는 법이 없다.” 예를 들어, 구글에는 인간 분석팀(People Analytics)이라는 전담 팀이 있는데 이들의 임무는 직원들의 행복을 수량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 제작한 설문 방식인 구글가이스트(Googlegeist)로 조사를 진행한 후, 최신의 독자적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결론을 이끌어낸다. 몇 해 전에 보통 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퇴직한 일이 있었다. 그러자 인간 분석팀은 데이터마이닝 도구를 이용하여 이것이 여성 문제가 아니라 엄마 문제임을 알아냈다. 최근에 출산한 여성은 구글을 퇴사할 확률이 평균보다 두 배나 되었다.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출산 휴가를 12주의 유급 휴가에서 만 5개월로 연장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문제가 파악되고 조치가 취해지자, 산모 퇴직률이 50퍼센트 감소했다. ….구글이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온화한 이미지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인간 분석팀 같은 정책의 본색은 테일러주의(Taylorism)라는 개념이다.” (책 ‘만물의 공식’, 루크 도멜 저)

3. 범죄는 지진과 같다.

각종 범죄에 대한 언론 보도는 대체로 비슷하다. “막을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그런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범죄를 예측하여 그것을 막는 모습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도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 기술이 개발, 발전되고 있는 중이다. 컴퓨터 분석을 통해, 특히나 지진 중 여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에서 힌트를 얻어 범죄율을 떨어뜨린 사례도 있다.

“범죄가 특정한 장소에서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범지대(hotspot)라는 좁은 구역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시애틀에서 범죄 데이터를 14년간 수집했더니 절반이나 되는 범죄가 4.5퍼센트에 불과한 면적에서 발생했다. …. 보스턴에서 28년간 조사했더니, 고작 8퍼센트의 면적에서 무려 66퍼센트의 노상강도가 발생했다. …. 브래턴 서장이 숀 맬리나우스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 브래턴의 조언에 따라 멜리나우스키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를 찾아 수학, 컴퓨터과학과 사람들을 만났다. …. 그의 관심을 끈 것은 조지 몰러의 연구였다. 몰러는 20대 중반의 젊은 수학자이자 컴퓨터과학자로, 여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었다. 몰러의 연구는 생각보다 연관성이 컸다. 지진이 여진을 낳듯, 범죄는 후속 범죄를 낳는다. 주택 절도나 차량 절도가 일어난 직후에는 범죄 현장에서 비슷한 범죄가 재발할 확률이 4~12배 커진다. 이렇게 행동이 전염되는 것을 준반복(near repeat) 효과라 한다. 몰러는 “도둑을은 일주일 뒤에 같은 집이나 근처의 다른 집에 들어가 다시 절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 맬리나우스키의 말마따나 예측 치안은 범죄자를 잡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저희 목표는 적시에 적소를 지키는 것입니다. 나쁜 놈들이 경찰을 보면 감히 범죄를 저지르지 못할 테니까요.” (책 ‘만물의 공식’, 루크 도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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