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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속 빨간 '피'는 사실 피가 아니다

스테이크를 레어로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피투성이’로 보이는 고기를 먹는 걸 두려워하거나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먹어도 괜찮은지를 알아두는 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스테이크 속의 ‘피’는 사실은 피가 아니다.

동물의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다.

이 단백질은 고기를 잘라 공기에 노출되면 붉게 변한다. 이 단백질에 열을 가하면 색이 더 진해진다. 레어로 익힌 고기는 ‘피투성이’가 아니라 낮은 온도로 익힌 것뿐이다.

색이 더 짙은 고기가 있는 이유가 있다.

미오글로빈은 근육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다. 근육 세포가 더 많거나 나이가 많은 동물의 고기에는 미오글로빈이 더 많다는 것이 텍사스 A&M 대학교의 육류 과학 교수 제프리 사벨의 설명이다.

송아지 고기가 다 자란 소 고기보다 색이 옅은 것은 그 때문이다. 나이 든 소만큼 근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다. 활성화된 근육 조직이 더 많은 칠면조 다리 고기가 가슴살보다 색이 더 짙은 이유도 같다.

가장 신선한 고기는 사실은 보라색이다.

갓 잡은 소의 고기는 사실 보랏빛을 띈다고 사벨은 말한다. 포장 과정에서 산소에 노출돼 띄게 되는 선홍색을 우리는 신선함과 동일시하게 된 것이다.

식육 업계의 학생과 전문가들이 읽는 책 중 하나인 ‘로리의 고기 과학’에 의하면 ‘이 색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밝은 붉은 색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생산자들은 먹을 때가 한참 지나도 붉은 색을 띄도록 이산화탄소 가스 처리를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갈색이 나쁜 건 아니다.

고기를 진열장에 며칠 놔두면 미오글로빈 분자가 자연스럽게 산화되어 고기는 갈색이 된다고 사벨은 말한다. 보기엔 덜 좋을지 몰라도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갈색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정육점에서는 할인해서 팔게 마련이다. 갈색 고기를 살 경우 진열된지 사나흘된 고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즉시 조리하는 게 좋다.”

고기 색을 보면 어떻게 요리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고기 색은 조리 당시의 고기 안의 온도에 따라 바뀐다. ‘로리의 고기 과학’에 의하면 조리 중 내부 온도가 60도가 되면 안이 밝은 빨강이 되며, 붉은 고기를 60~70도로 익히면 핑크색이 된다고 한다. 더 뜨거워지면 고기는 회색을 띈 갈색이 된다.

그러나 미국 식량 농업 기구는 박테리아를 죽이려면 고기 내부 온도를 최소 63도에서 3분 이상 익혀야 한다고 권한다.

피가 아니라면, 그 육즙은 무엇인가?

신선한 고기를 레어 상태로 익히면 빨간 미오글로빈이 많이 있게 된다. 근육 조직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물 때문에 밝은 빨간 액체가 생기게 되는데, 피 같아 보이지만 피가 아니다.

“고기의 약 70%는 수분이다. 물, 미오글로빈, 배어나오는 다른 색깔들이 있다. 그게 육즙의 정체다. 피는 아니다.” 사벨의 말이다.

피가 아니라도, 그것이 동물 안에서 나온 빨간 육즙인 것은 사실이다. 별로 위안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허프포스트US의 That ‘Blood’ In Your Meat Isn’t What You Think It Is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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