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던 헝가리 최대 일간지가 돌연 발행을 중단한 뒤 헝가리에서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부다페스트에서는 수천 명이 정치 일간지 넵사바드사그(Nepszabadsag)의 발행중단에 항의하며 언론자유를 요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주말이었던 이달 8일 소속 기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넵사바드사그의 경영진이 발행중단을 발표한 뒤 헝가리에서는 크고 작은 집회,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난민 문제로 유럽연합과 대립하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넵사바드사그 발행중단으로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FP통신은 오르반 총리가 2010년 총선에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뒤 언론에서 반대 목소리를 지우기 위해 탄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독재를 멈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정치인들이) 우리의 자유를 훔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피터 페토 넵사바드사그 부편집인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경영진이 명확하게 밝혀 모호한 이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4년 사회당에서 신문의 지분을 인수한 오스트리아 기업 미디어웍스는 대규모 적자 때문에 사업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온라인판까지 전면 폐쇄함에 따라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여당인 피데스도 8일 이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헝가리의 언론자유가 보장받고 있으며 신문 발행중단은 경제적 이유로 이뤄진 것으로 외부 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와는 물론 언론인들은 헝가리 정부가 정해진 선을 넘는 언론의 산소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EU도 헝가리의 언론자유 위축에 대해 우려한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