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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딸이면 이렇게 리포트를 내도 B학점 이상을 받는다

  • 김수빈
  • 입력 2016.10.13 12:27
  • 수정 2016.10.13 12:34
정유라씨가 마장마술을 하는 모습
정유라씨가 마장마술을 하는 모습 ⓒYouTube/Studio 360

교수에게 기말과제를 메일로 보냈다. 어라, 메일에 리포트를 첨부하는 걸 잊었다!

보통의 대학생이었다면 그야말로 발을 동동 구를 일. 하지만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정유라 학생은 걱정없었다.

담당교수는 바로 "네, 잘하셨어요"라고 답장을 보냈다가 20분 뒤에 "앗! 첨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답장했다.

오늘날 보기 드문 참교육인의 친절함이다. 하지만 담당교수의 친절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잠깐 정유라 학생의 리포트 내용을 보자. 제목은 '마장마술의 말 조정법'이다:

구보: 구보는 3절 운동이다. 마음속에 메트로놈 하나놓고 달그닥, 훅 하면 된다.

비록 본 에디터가 대학을 졸업한 지는 한참 되었으나 대학 과제 리포트에 "달그닥, 훅"이라고 쓰면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안다. 낙제를 면하기만 하더라도 천운으로 여길 테다.

하지만 정유라 학생은 모든 과목에서 B학점 이상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담당교수는 인터넷 검색 결과를 짜깁기한 정씨의 리포트에 띄어쓰기와 맞춤법 등의 첨삭 지도를 해줬다. 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참교육의 현장.jpg

출석을 열심히 해서일까? 정씨는 증빙자료도 없이 훈련을 한다며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대 학사관리 내규 지침에 따르면 수업 결손 시에 공문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유라씨의 경우는 공문서 제출 없이도 출석이 모두 인정됐다. 이대는 국회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지난 4월 최순실씨와 유라씨가 학교를 방문해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시합 출전 기록 외에 훈련에 대한 공문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받아놓은 훈련 증빙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노컷뉴스 10월 13일)

제출기한을 잘 지켜서일까? 정씨는 리포트를 제출기한을 넘기고 학기가 끝난 후에 제출했다.

교수曰 "한국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BGM: 스승의 은혜

우리는 모두 안다. 우리가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다시 들어간다 할지라도 결코 정씨와 같은 따뜻한 참교육을 받지는 못하리라는 걸. 정씨는 최순실의 딸이고 우린 아니니까.

김병욱 의원은 "이화여대는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특혜를 최순실씨 딸에게 제공했음이 밝혀졌다"며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학의 지도·감독 권한을 교육부는 특혜에 관한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할 것이며, 그 배후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뭐,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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