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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국에 남아있는 마지막 해녀들이다(화보)

  • 강병진
  • 입력 2016.10.11 07:41
  • 수정 2016.10.14 10:11

한국에서 사람이 직접 깊은 바다에 들어가 굴, 해삼, 전복, 성게, 오징어를 채집했던 전통은 5세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남성이 지배적이었던 분야였지만, 18세기부터는 ‘해녀’라 불리는 여성 잠수부들이 남성 잠수부의 수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잠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해녀는 차가운 바닷물로 뛰어들어 20m 아래까지 잠수를 해야만 한다. 아무런 보조장치도 없이 말이다. 한 번에 약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숨을 참으며 일한다. 그들은 잠수기술을 완벽히 구사하면서 남편을 대신해 집의 생계를 이끌어왔다.

2016년인 지금도 해녀의 전통은 남아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인 김미주는 바닷물 속에 자신의 삶을 바쳐온 여성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여성 잠수부들은 한국 전통의 맥을 잇고 있어요. 아마도 그들은 마지막 해녀가 될 겁니다.” 김미주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적었다. “그들은 마지막 세대의 해녀에요.”

섬에서 나고 자란 젊은 세대의 한국 여성들은 대부분 교육의 기회를 얻기 위해 육지로 나갔고, 해녀 대신 더 현대적인 직업을 추구했다. 그 결과 한국에 있는 해녀의 수는 감소했고, 지난 2010년 남아있는 해녀들은 모두 70세가 넘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해녀 기술을 전수받은 새로운 세대는 없었다.

그녀 자신이 한국 여성이기도 한, 김미주 작가는 그녀의 문화적 유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단으로서 사진을 대해왔다. 특히 현존하는 유산이자, 강한 근면성을 가졌지만 한국 밖의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해녀에 주목했다.

이들은 촬영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미주 작가는 지난 2013년 겨울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해녀들의 일과를 함께했다. 겨울은 성게의 계절이다. 그래서 겨울은 해녀들이 일을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처음 바닷물 속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날이, 이 촬영기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어요.” 김미주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꽤 수영을 잘한다고 생각했었죠. 자신감도 있었요. 그래서 물 속에서 촬영을 한다는 사실에 꽤 흥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물 속은 모든 게 어려운 곳이에요. 나는 해녀들을 따라가지도 못했어요. 그들은 정말 빠르고 유연했어요. 마치 젊은 인어처럼 보였죠. 나는 물속에서 성게를 찾지도 못했어요. 성게는 꼭 돌멩이처럼 생겼거든요.”

김미주 작가가 포착한 해녀의 모습들은 실제 활동과 휴식, 그들의 얼굴에 드러난 표정, 그리고 그들이 매일 건강을 유지하는 일과에 대해 보여준다.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해녀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들이다. 머리 전체를 감싸는 잠수복에 눌린 그들의 얼굴에는 노동의 고단함과 눈물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 해녀들은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해녀가 됐어요. 하지만 지금은 해녀일만 하지 않아요. 다시마 양식 등 다양한 일을 함께 하고 있어요. 환경오염으로 해산물이 예전만큼 잡히지 않기 때문이죠. 해녀들은 자신의 자식들 만큼은 더 안전하고 나은 직업을 갖기를 원했어요. 젊은 해녀들도 있고, 제주에는 해녀학교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 해녀 수는 대폭 감소했죠.”

김미주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여성이 이끌어온 전통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여성으로서 그들이 가진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어려움과 싸워왔던 그들의 용감함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녀는 자신이 한국을 갈 때마다 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가 촬영한 더 많은 해녀들의 사진은 그녀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Meet The Last Generation Of Haenyo, Korea’s Real Life Mermaid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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