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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거장 감독, 안제이 바이다가 눈을 감았다

2차 대전 전후의 폴란드 현대사를 다룬 작품들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폴란드 영화감독 안제이 바이다가 9일(현지시간) 바르샤바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바이다 감독은 병원에서 며칠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바이다 감독의 친지들과 폴란드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 나치 점령과 전후의 좌우 갈등 등 혼란스러운 폴란드 현대사를 깊이 다룬 명작들로 이름을 알렸으며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1926년 폴란드 북동부 수바우키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3살 때 군사학교에 입학하지 못하자 나치 점령기에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다. 바르샤바 예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우고 나서는 폴란드의 이름난 로치 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바이다 감독은 2차대전 전후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시대정신을 영화에 녹여내 주목받았다.

독일 나치 치하의 폴란드 청년의 성장 과정을 그린 영화 '제너레이션'과 나치 치하에서 바르샤바 유대인의 무장봉기를 소재로 한 '카날', 2차대전 말 폴란드 좌우익의 갈등과 혼란을 담은 '재와 다이아몬드' 등 이른바 '2차대전 3부작'이 유명하다.

이어 폴란드 자유노조와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나중에 대통령이 된 레흐 바웬사를 소재로 한 1977년작 '대리석 인간'과 1981년작 '철의 사나이'를 잇따라 내놓았다. '철의 사나이'는 1981년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당시 공산주의 정권의 압박으로 외국에 체류해야 했던 그는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프랑스 대혁명을 소재로 한 '당통' 등을 만들었다.

그는 폴란드 공산정권이 무너진 1989년 귀국해 홀로코스트에서 숨진 아동작가이자 물리학자를 소재로 한 '코르착'을 이듬해 발표하는 등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 활동을 지속했다.

2009년작인 '스위트 러시', 최근에 완성된 '애프터이미지' 등 말년까지 현장에 남아 여러 작품을 남겼다.

평생 영화 발전과 사회에 이바지한 예술 활동을 높이 평가받아 그는 2000년 미국 오스카상 공로상, 2006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금곰상을 받았다.

그는 말년에는 일본 문화에 심취해 폴란드 크라쿠프에 일본 예술만화센터를 설립하기도 했고 2002년 연출과 대본 제작에 초점을 맞춘 영화학교도 세웠다.

유족으로는 무대 의상 디자이너이자 배우인 네 번째 부인, 역시 배우 출신이었던 세 번째 부인에게서 난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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