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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실패한다. 국가가 실패했던 3가지 사례

‘국가는 어지간해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개인이 실패하는 모습은 상당히 자주 보아왔다. 기업이 실패하는 모습 역시 종종 보았다. 개인과 기업은 생명 사이클이 짧기 때문이다. 국가는 스스로 실패했다고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지간해서는 스스로 문을 잘 닫지도 않는다. 하지만 국가는 분명히 실패한다. 크게 실패하여 소련처럼 완전히 폐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작게 실패하여 우리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처럼 경제 위기를 맞이하기도 한다. 인류의 긴 역사에서 보면 수도 없이 국가는 실패를 반복해 왔다. 분명히 국가는 실패를 한다. 그 실패를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국가는 도대체 왜 실패하는 것일까?

1. 짐바브웨 독재자는 복권 1등에 당첨되었다.

“2000년 1월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있었던 일이다. …. 추첨을 맡은 사회자 팰럿 차와와는 당첨자를 확인하고 할 말을 잃었다. 짐뱅크의 공식성명은 이랬다. “사회자 팰럿 차와와는 10만 짐바브웨달러짜리 복권에 적힌 무가베 대통령 각하의 이름을 확인하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ㅇ르 수 없었다.” 1980년부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짐바브웨를 툭하면 철권으로 다스려온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 대통령이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복권 추첨 결과는 짐바브웨의 착취적 제도를 드러내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었다. …. 오늘날 국가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착취적 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 짐바브웨 공식 통계는 믿을 게 못되지만, 2008년 짐바브웨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80년 독립 당시의 약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한 추정이다. …. 착취적 경제제도가 국민이 저축이나 투자, 혁신을 하겠다는 인센티브를 마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저)

심한 착취는 국가를 구제불능의 상태로 만든다. 한 번도 예외는 없다. 못난 위정자와 지배층은 역사에서 그런 교훈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복권 1등의 자리까지 독재자에게 몰아줄 정도의 국가면 실업률 94퍼센트(2009년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가 놀랍지 않다. 신라 말기와 고려 말기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착취적 경제제도는 국가를 망가뜨려 결국 실패하게 만든다.

2. 아르헨티나는 착취를 했고 정치적 포용성이 없었다.

“경제학자도 아르헨티나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다. …. 제1차 세계대전 무렵만 해도 아르헨티나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서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자 나라와 비교해 꾸준히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들어서는 완연한 추락세였다. …. 민간정부 시절에는 선거가 치러져 민주주의의 빛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체제는 포용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 페론당은 유권자를 매수하고 후원세력을 동원했으며 정부 계약 및 공무원직을 대가로 정치적 지지를 얻는 등 부정부패를 일삼는 거대한 정치기구 덕분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어느 면에서 보면 민주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다원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선거가 정치제도든 경제제도든 포용성 강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라틴아메리카의 전형적 특징이다.”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저)

착취가 국가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앞서 살펴보았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포용성 부족 역시 국가 실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하나의 세력이 집권을 한 후 새로운 피의 수혈이 없을 경우 필연적으로 부패하게 된다. 우리의 정치사에도 여당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를 받아들여 변화를 모색하곤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차츰 죽어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경제적 착취 구조였을 뿐 아니라, 포용성도 떨어졌다. 집권 세력 외에는 모두 나라의 암적인 존재 취급했다. 이종간 결합을 통해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니 동력이 떨어지고 결국 국가는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3. 이집트는 왜곡된 경쟁의 장을 갖고 있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하에서는 기업인과 집권 여당의 정경유착이 한층 더 심화되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가 암살된 이후 대통령이 된 무바라크는 머리말에서 언급했듯이 2011년 2월 민중 시위와 군부 반발로 축출되기 전까지 NDP를 이끌며 이집트를 다르셨다. 주요 기업인들은 자신들의 사업 분야와 직결된 정부 요직에 임명되었다. …. 여러 경제 부문에서 기업인은 정부 규제를 통해 진입 장벽을 세워달라고 정부를 설득했다. ….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결국 불가피한 결과가 현실로 드러난다. 정치 권력이 일부 사회계층에 편중되면 경제제도는 한층 착취적으로 변모하고 만다. 어느 면에서 아랍의 봄은 이에 대한 반발이라 할 수 있다.”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저)

19세기만 해도 이집트는 무함마드 알리하에서 제도 개혁과 경제 근대화에 성공했던 나라다. 그 후 급속도로 무너진다. 지난 아랍의 봄 때에는 가장 먼저 정권이 붕괴되기도 했다. 그만큼 국민들이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반감이 심했던 것이다. 정치 권력을 몇몇이 장악하니, 그들과의 밀착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해 준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칠 필요가 없었다. 집권 세력으로 인해 경쟁은 불공정해졌고, 결국 국가는 실패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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