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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원조를 중단하려면 하라"고 말하다

  • 김태우
  • 입력 2016.10.06 17:33
  • 수정 2016.10.06 17:35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이 주도하는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비판하는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을 향해 원한다면 필리핀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6일 필리핀 남부 부투안 시에서 연설을 통해 마약 소탕전과 관련한 인권 침해 문제로 국제사회의 원조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GMA 방송 등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래, 원조를 중단하라"며 "우리를 거지로 생각하느냐,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원조 중단을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굶어 죽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2015회계연도에 미국으로부터 1억7천500만 달러(1천950억 원)의 개발 원조를 받는 등 경제 개발과 빈곤 완화, 군비 증강에 필요한 자금을 서방국가와 국제기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친미 노선을 수정하며 중국, 러시아와 경제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미국은 우리를 실망시켰다"며 "미국은 자신들의 요구와 이익을 위해 필리핀이 복종하도록 오랫동안 '당근과 채찍'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여전히 필리핀을 진정한 독립과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작은 갈색 동생'으로 생각한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금 이런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 소속인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은 5일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데 상황이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약 소탕전과 관련, 인권문제를 제기한 서방국가와 국제기구에 대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거친 언행이 필리핀 원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는 필리핀에 대한 원조 중단 경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미 의회 일각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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