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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일정' 발표 이후 파운드화가 사정 없이 떨어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6.10.03 18:06
  • 수정 2016.10.03 18:13

예상대로, 영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아름다운 이별' 같은 건 없을 것 같다. 영국 파운드화가 '하드 브렉시트' 전망에 사정 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느 정도냐면, 최근 30년 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이날 오전 한때 전날보다 0.97% 하락한 파운드당 1.2846달러까지 떨어졌다. 오전 10시5분(런던시간) 현재는 0.74% 내린 1.2876달러를 보이고 있다.

파운드화는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국민투표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다 7월 6일엔 31년 이래 최저치인 1.2798달러까지 추락했다.

이후 파운드화는 조금 반등해 1.30달러선을 회복했고, 8월 초반을 제외하고 1.30달러선을 유지했다.

미즈호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쉬누 바라탄은 "브렉시트 리스크로 되돌아왔다. 파운드화가 약간의 충격을 보였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전날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한 개막연설이 '하드 브렉시트'가능성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늦어도 내년 3월말 이전까지는 EU 탈퇴 협상 공식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민자 유입 통제를 약속하면서 EU 단일시장 접근을 유지하면서 영국 기업들에 "가능한 최선의" 협상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이런 발언들은 그가 EU 단일시장 교역보다 이민 억제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영국이 회원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EU 단일시장과 교역하는 형태 대신에 일반적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일원으로서 교역하는 방식을 감수할 것이라는 것. 영국에서는 이런 시나리오를 '하드 브렉시트'로 표현한다.

반면 EU 측은 영국이 이민 억제를 위해 노동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지금 같은 수준의 EU 단일시장 접근은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메이 총리가 50조 발동 시기를 공개함으로써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 하나를 없앴지만 포스트-브렉시트가 어떤 형태가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회원국 정부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영국이 정확히 뭘 원한다는 것인지 듣지 못했다'고 밝히는 한편, 공식 협의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어떤 비공식 협상도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헤지펀드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파운드화가 떨어질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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