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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격려했던 창조경제의 대표 사업가가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 강병진
  • 입력 2016.10.02 09:53
  • 수정 2016.10.02 09:54

창조경제 신화로 주목을 받았던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가 사기 혐의로 구속돼 지역 벤처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대전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가 회사 매출 규모 등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170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낸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 대표는 기술 있는 회사이니 투자하라고 권유해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매출액을 부풀려 투자자에게 얘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카이스트는 2011년 4월 설립된 KAIST 출자회사로, 교육콘텐츠 및 IT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그해 전자칠판과 스마트 패드를 이용해 교사와 학생 간 양방향 스마트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 교육 소프트웨어인 '스쿨박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종시 학교와 교실에 구축했다.

이듬해에는 SK텔레콤과 함께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해 터키에 이전했으며, 대면적 IT 디바이스인 '터치플레이'와 피부관리기인 '바이오 플라즈마'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KAIST를 직접 방문해 아이카이스트를 창조경제 모델로 지목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투자자들이 김 대표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잇따라 검찰에 내면서 탄탄하던 행보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터져 나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지난 5월 아이카이스트가 매출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학교 브랜드를 더는 사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KAIST는 아이카이스트 설립 당시 협약을 맺고 지난 5월 8일까지 5년 동안 카이스트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하는 대신 주식의 49%를 넘겨받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카이스트에서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하고 이사회 주주총회 회의록과 영업·감사보고서, 회계장부 등에 대한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브랜드 사용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KAIST 보유 지분 49%를 우선 매수해 지분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아이카이스트로부터 답변이 없어 주식을 장외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KAIST 관계자는 "아이카이스트로부터 용역을 수주한 업체들이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며 학교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해 학교 이미지가 더는 실추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 대표가 구속되자 지역에서는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는 현재의 자본이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이나 미래 가치 등 가능성을 보고 창업하는 것인 만큼, 정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일 때문에 벤처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 안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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