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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한글을 배운 할머니가 치매로 5년째 누워있는 남편을 위해 시(詩)를 썼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에 가지 못해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 뒤늦게 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이 직접 쓴 글에 담긴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1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가 최근 개최한 '제1회 문해(文解) 한마당' 행사에는 시화(詩畵) 60여 점이 출품됐다.

문해 한마당은 충주 지역 6개 비정규학교 학생들의 화합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행사다. 학생들은 한창 배울 나이에 끼니조차 잇기 힘든 형편 때문에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60∼80대 노인이 대부분이다.

충주열린학교 안병순(76·여) 씨 작품에는 치매에 걸려 누워 있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듬뿍 배어 있다.

홍종예 씨도 늦깎이 공부를 한마음으로 성원하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글과 그림에 담아냈다.

"난 아직 창피한데 신문 읽는 마누라 신기하다는 남편

난 아직도 비밀인데 슬그머니 신발이며 가방이며 사다 놓는 큰며느리

난 아직도 부족하고 글을 몰라 부끄러운데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큰 아들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막도 읽고 영어도 배우는 지금 난 행복하다"

글을 배우는 어려움과 보람을 느낀 그대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표현한 작품도 있다.

충주늘푸른학교 최봉례 씨는 "너무나 답답해서 한글을 배우러 왔다 / 배우려니 힘들었다 / 참고 배웠다"고 돌아본 뒤 "배우고 나니 간판을 읽을 수 있었다 / 딸 이름도 썼다 / 아들딸이 놀라며 기뻐했다 / 글씨를 알고 나니 세상이 환해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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