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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탐사선 로제타가 12년의 임무를 끝내고 영면했다(영상)

  • 박세회
  • 입력 2016.09.30 17:38
  • 수정 2016.09.30 18:06

인류 최초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12년에 걸친 임무를 마치고 혜성에 충돌하며 생을 마감했다.

유럽우주국(ESA)은 로제타에 30일 오전 11시20분(GMT·한국시간 오후 8시20분) 현재 궤도를 벗어나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 충돌해 자멸하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AFP 통신과 BBC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과정은 위에 있는 라이브 영상을 동해 스트리밍 되었다.(다시 볼 수 있다)

아래는 명령을 내리고 로제타의 신호가 끊긴 순간 ESA 지휘소의 모습이다.

로제타가 혜성을 탐사하며 보낸 12년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진 하나의 드라마였다.

특히 10년을 품어 혜성에 내려보낸 탐사 로봇과의 재회는 정말이지 아련했다.

2004년 3월 아리안 5호 로켓에 탑재돼 발사된 로제타는 10년 8개월 10일 동안 무려 60억㎞를 날아 지난 2014년 11월 태양을 돌고 있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의 표면에 파일리를 내려놓은 바 있다.

로제타 품을 떠난 파일리의 임무는 드릴로 구멍을 파서 67P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으로 파일리가 보낸 데이터를 로제타가 받아 지구로 전달했다.

그러나 한동안 탐사 활동을 하며 이미지와 측정 자료를 전송했던 파일리가 작년 7월 이후 교신이 완전히 끊겨 실종됐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혜성의 2.7km까지 근접한 로제타호의 카메라에 파일리의 본체와 다리로 보이는 형태가 포착됐다.

당시 ESA는 파일리가 혜성의 좁은 '엽'(암석 주름)에 빠져 옴짝달싹 못 하게 된 이 사진이 파일리의 착륙 이후 지구와의 교신이 왜 그리 힘들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일리의 비극과는 별개로 로제타는 오랜 시간 열심히 맡은 바 임무를 꾸준히 수행했다.

로제타는 지난 25개월간 홀로 궤도를 돌며 11만6천장의 이미지와 데이터를 확보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혜성 67P의 모양이 고무 오리와 흡사하며, 머리와 몸통 부분의 성분이 매우 비슷하나 애초 별도의 미니 혜성이었다는 사실 등을 파악했다.

또한 혜성 대기에서 아미노산 성분을 발견,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생명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한 아미노산을 전했다는 증거를 뒷받침해줬다.

하지만 로제타가 태양과 점차 멀어지는 바람에 태양 전지판을 통한 배터리 충전이 어려워졌고 데이터 전송 속도 역시 극도로 느려졌다.

결국 ESA는 로제타를 우주의 쓰레기로 남기는 대신 혜성 충돌이라는 '화려한 피날레'를 택했다.

충돌 명령이 내려진 이후 로제타는 초당 14.39㎞의 속도로 움직이는 혜성 67P를 향해 19㎞ 하강했다.

"임무 완료"

ESA는 현재 트위터를 통해 만화로 로제타의 임무가 완료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여러 개의 귀여운 모습으로 변장한 로제타는 10여 개의 언어로 '임무 완료'라고 말한다.

충돌은 하지만 산산이 부서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착륙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로제타는 충격을 가눌 수 있도록 인간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당 90㎝로 이동했다.

ESA는 로제타가 이 과정에서 혜성 67P 표면의 구멍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임무 완료"

ESA 통제센터의 맷 테일러는 "(혜성 76P로부터) 2㎞ 이하 떨어진 상공에 진입해 본 적이 없다"면서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샘플을 채취하지 못했던 지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무 완료"

모든 정보는 프로젝트 파트너인 미 항공우주국이 운영하는 장치로 전송된다.

혜성에 굴러떨어진 뒤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으로 로제타의 임무는 끝났지만 인간의 일은 이제 시작이다.

"임무 완료"

과학자들은 로제타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자료가 전송되는 대로 분석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아코마조는 "로제타의 자료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아래 사진은 로제타로부터 마지막으로 전송된 혜성 표면의 이미지다. 51m 떨어진 곳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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