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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제기한 ‘정세균 출장 의혹'은 완전 엉터리다

  • 허완
  • 입력 2016.09.30 06:16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조원진 비대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조원진 비대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정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29일엔 정 의장 개인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정 의장 쪽이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실제 새누리당이 제기한 의혹은 대부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호도하는 등 섣부른 내용이었다. 여야가 물밑에서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기에 나온 이번 의혹 제기로 감정의 골이 패인 새누리당과 정 의장 사이의 대결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국회 돈으로 지역구 사안을 소화했다는 제보가 있고, 검경에서는 정 의원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철저하게 공개로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최고위원은 또 회의에서 이달 중순 정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의 미국 출장을 거론하며 “지난 미국 출장 때 개인 일정에서 일탈에 대한 제보도 있다”고 밝힌 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 부부가 공식 일정 외에 딸을 찾아갔다. 비공식 일정에 국회 예산을 썼는지 내놓으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국 출장과 관련해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들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정 의원과 부인은 1등석에 탔다. 소요된 예산 자료를 (의장실에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의장 부부는 계획단계에 없던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추가했으며, (뉴욕과 워싱턴) 교민 간담회 때 국회의장 자격으로 만든 시계를 각각 한 200개 정도 뿌린 것으로 제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즘 해외동포도 투표권이 있다. 선거법 위반이 떠오르죠? 예산으로 만들어 방미하면서 정세균 이름이 박힌 400개 시계가 교민 상대로 배포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새누리당이 제기한 의혹은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구에 국회 돈을 썼다거나 선거법 위반 부분은 구체적 내용에 대한 설명이 빠진 촉구성 의혹 제기인데다, 미국 출장 관련 의혹은 관련 규정 등을 찾아보면 대부분 쉽게 해명되는 내용들이다.

국회의장실은 “정 의장 부부 1등석 탑승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른 것이다. 미 하원의장의 공식초청 방문이어서 부인을 동반할 수 있고, 규정에 따라 부인도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며 “이런 의혹 제기 자체가 외교적 망신”이라고 반박했다. 의장실은 ‘시계 배포’ 의혹에 대해서도 “역대 의장들과 똑같이 국회 운영위의 의결로 선물을 제작했고, 공식 간담회에서 준 것이다. 400여개 갖고 가서 270여개 증정했다”고 설명했다. 의장실은 또 “샌프란시스코 일정은 공지된 일정이었고 기업인 간담회, 과학자 간담회, 한인의날 행사 등에 참가했다. 문제의 소지가 있을까봐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딸의 집에조차 가지 않았고, 딸이 호텔로 와서 아버지에게 인사하고 갔다”고 해명했다.

김영수 국회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조원진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의장실은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조 의원은 본인 발언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국정감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여론의 거센 압박을 받고 있는 당내 강경파 지도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한 공세를 펼치다 헛발질을 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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