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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 음주운전이 바꿔놓을 가을야구 판도

  • 강병진
  • 입력 2016.09.30 05:07
  • 수정 2016.09.30 05:08

가을야구 판도를 뒤흔들 대형사고가 터졌다. 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NC 구단은 지난 29일 삼성과 마산 더블헤더 2차전이 치러지던 중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렸다. 테임즈는 지난 24일 오후 11시경 어머니와 함께 저녁 식사 중 칵테일 2잔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음주단속에 걸렸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인 0.056%로 측정되며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NC는 이 사실을 KBO에도 보고했고, KBO는 3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테임즈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2위를 확정한 NC는 잔여 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문제는 남은 정규시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는 최악의 경우 테임즈가 없는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규시즌에는 징계가 적용되지만 포스트시즌은 예외로 뒀다. 1999년 롯데 펠릭스 호세는 플레이오프에서 오물 세례를 받자 관중석에 방망이를 집어던져 10경기 출장정지를 받았지만 한국시리즈에는 정상 출장했다. 출장정지는 다음해 정규시즌으로 유예됐다.

그러나 올해 KBO리그 규정 제24조 3항에 따르면 '출장정지 제재를 받은 자는 제재 종료일까지 KBO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고 명문화했다. 포스트시즌에도 출장정지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BO는 음주운전 적발에 최소 10경기 이상 출장정지를 내렸다. 지난해 시즌 막판 LG 정성훈에겐 잔여 시즌 출장정지 제재를 가했는데 13경기가 남은 시점이었다. 올 초 kt 오정복은 15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테임즈도 최소 13경기 이상 제재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남은 정규시즌 8경기를 빼도 플레이오프 5경기는 뛸 수 없다. 나아가 한국시리즈 초반도 어렵다.

설령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어도 악화된 여론이 문제다. 지난 2010년 두산 이용찬 케이스가 있다. 그해 9월 음주운전으로 잔여 시즌 출장정지를 받은 이용찬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 성영훈으로 교체된 바 있다. 당시의 두산 감독이 지금 NC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 김 감독은 테임즈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를 의사를 넌지시 비쳤다.

테임즈가 가을야구에 뛰지 못하면 포스트시즌 판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두산의 유력한 대항마인 2위 NC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팀 내 최고 타자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플레이오프에 어느 팀이 올라올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테임즈 공백으로 업셋을 당하거나 상당한 전력 소진의 가능성이 높다.

NC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결국 가장 유리해지는 팀은 역시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이다. 올 시즌 두산은 NC와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근소하게 앞설 만큼 대등한 승부를 펼쳐왔다. 테임즈가 두산전 14경기에서 타율 2할8리 2홈런 6타점으로 약했지만, NC 라인업에 그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천지차이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대권 도전의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진 NC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테임즈의 음주운전이란 큰 변수를 만났다. 사고 전부터 테임즈는 개인 성적이 안 좋을 때 지나친 스트레스로 팀웍을 해쳐 내부적으론 신망이 떨어져 있었다. NC로선 테임즈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뭉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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