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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환자들의 도움으로 '육감'의 유전인자를 발견했다

  • 박세회
  • 입력 2016.09.29 12:41
  • 수정 2016.09.29 12:42

희귀한, 아직 잘 설명되지 않은 장애를 지닌 두 사람의 도움으로 과학자들은 우리 신체 인식의 ‘육감’과 관련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과학적으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5가지 감각 외에 하나의 감각이 더 있는데 이는 '자기 수용 감각'이다.

수요일에 뉴 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국립보건원 과학자들은 희귀 신경근 증상을 지닌 9세 소녀와 19세 여성의 사례를 다루었다. 두 환자 모두 자기 수용 감각, 즉 공간 속에서 자신의 신체의 위치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눈을 가리면 그들은 걷거나 균형을 잡을 수 없었다. 팔다리를 보지 않으면 어디 있는지 몰랐다.

이 능력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해하고 싶으면 눈을 감은 다음 손가락으로 코를 만져보라. 쉽지 않은가? 술에 취하면 이런 능력이 잠시 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연구의 두 사람에게 눈을 감고 코를 만지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두 환자의 유전적 공통점을 찾았다. 공통점이 있다면 그 인자가 육감의 부재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이 환자들의 PIEZO2라는 유전자에 변형이 일어났음을 발견했다.

“우리의 연구는 PIEZO2의 중요성, PIEZO2가 일상에서 통제하는 감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감각에서 PIEZO2의 역할을 이해하면 여러 신경 장애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보건원 연구자 카르스텐 뵌네만 박사가 발표한 성명이다.

어린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유전병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뵌네만이 이 두 환자를 관찰했다. 두 환자는 걷기, 신체 동작 조정, 성장과 발달에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그들의 증상 중에는 휜 손가락과 발, 구부정한 척추 등이 있었다.

여성은 통증을, 소녀는 온도를 느낄 수 있었지만, 여러 다른 촉각들은 신경계에서 거의 느끼지 못했다. 뇌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손바닥을 문질렀는데, 신경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정도로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꺼끌꺼끌’하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알고 보니 뵌네만과 동료들이 찾아낸 유전자는 이미 보건원의 다른 연구소에서 쥐를 가지고 연구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두 팀은 함께 연구하게 되었다.

PIEZO2 유전자 돌연변이는 PIEZO2라는 같은 이름의 단백질 분비를 막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단백질은 물리적 민감성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는데, 피부에 와닿는 물리적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신경 신호를 발생시켜 우리가 촉각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쥐의 PIEZO2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 환자들과 작업하는 것은 무척 감사한 경험이었다.” 보완 통합 의학 센터의 연구자이자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 알렉산더 체슬러가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연구 결과 [이 환자들은] 촉맹으로 보인다. 이 환자의 PIEZO2가 작동을 하지 않아서 그들의 뉴런이 촉각이나 팔다리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두 환자는 촉각과 자기 수용 감각 대신 시각 및 다른 감각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연구자들은 PIEZO2 유전자가 골격 성장과 발달에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사람에서 돌연변이가 확인된 만큼, 돌연변이가 있는 다른 사람들을 찾는 게 더 쉬워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PIEZO2의 다른 돌연변이들이 존재해, 각각 다른 증상을 일으키거나 신체 성장과 움직임에 서로 다른 정도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정교하게 조정된 PIEZO2가 우월한 운동 능력의, 조정이 잘 되지 않은 PIEZO2가 어설픈 움직임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뵌네만이 사이언스 저널에 한 말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Two People With Rare Disorder Offer Clues To Humans’ Mysterious ‘Sixth Sens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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