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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총파업에 "불편해도 괜찮다"는 대자보가 이어지고 있다(사진)

'파업'하면 '불편해서 짜증 난다' '귀족노조가 웬 파업이냐' '밥그릇 챙기기다'는 반응이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조금씩 긍정적인 여론도 커지는 걸까?

페이스북 페이지 '불편해도 괜찮아-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에는 양대 노총 공공·금융부문 노동조합들의 연쇄 파업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날마다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안전한 사회와 안정된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약간의 불편쯤은 감수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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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도대체 왜 파업하는지?' 모르는 분들은 한 철도노조 조합원이 대학가에 붙인 이 대자보를 읽어보자.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 문제를 아주 쉽게 설명해 놓았다.

9월 28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붙은 철도노조의 대자보. 경희대 문과대 박원규 씨가 한겨레에 제공한 것.

다시 안녕할 수 있도록...

"철도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약 3년 전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 때 위와 같은 인삿말로 안녕대자보를 썼던 철도노동자입니다.

당시 대자보를 썼던 많은 이들과 달리 전 안녕하다고 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동료, 그리고 수많은 국민의 응원을 믿고 질기게 버텨나가면, 철도 민영화를 막고 공공철도를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선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희망"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투쟁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 후 3년, 저항이 만만치 않자 성과연봉제라는 방법으로 노동조합의 뿌리를 흔들며 새로운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철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공공분야, 금융노동자까지 맞닥뜨린 상황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를 억지 성과 측정하고, 그 것을 토대로 등급을 나눠 퇴출과 해고를 쉽게 하겠다는, 철저한 사용자 위주의 발상입니다.

특히 공공부문에 성과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국민들 상대로 극악한 돈벌이를 시키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 사드배치, 재난대책, 고 백남기 농민까지....

눈 씻고 찾아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노력이 전무한 정부가 끝끝내 우리를 안녕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하고싶지 않은 "파업"을 불가피하게 만든 건 역시나 철도공사와 정부 입니다.

이사회를 불법으로 강행해 성과연봉제를 통과시킨 철도공사가 오히려 적법하게 모든 쟁의행위 절차를 마친 철도 파업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적반하장의 태도를 언제나처럼 다수의 언론이 포장할 테지만 13년 파업이 합법이었던 것처럼 이번 파업도 정당하고 적법한 파업입니다.

공공성과 미래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나서 싸우겠습니다.

우리 모두를 안녕치 못하게 하려는 모든 것들에 함께 맞서 꼭 승리했으면 합니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힘으로 함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청량리 기관차 철도조합원 허정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사상 최대 총파업 부른 성과연봉제 핵심 쟁점은'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기사 바로 보기)

노동계는 철도·지하철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허인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집행위원장은 “2008~2012년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저성과 퇴출제가 도입됐을 때 시스템 장애 신고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며 “사고 발생 여부가 중요한 평가지표가 되니까 작은 사고는 은폐하고 부서 간 책임을 회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10년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이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성과주의를 몰아붙였을 때도, 화재 관련 통계가 조작돼 논란이 일었다. 한 소방관은 “동료애로 서로의 목숨을 지켜내던 소방이 꼴등을 면하기 위해 동료를 밟고 서야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회상했다.(한겨레 9월 22일)

한편, '파업 지지'에 동참하고 싶다면 각 지하철역에 대자보를 붙이고 '불편해도 괜찮아' 페이스북 메시지로 제보하면 된다. 한 페이스북 유저는 '역사 내에서는 바로 뜯기니, 지하철 안에 붙이셔야 종착역에서 뜯긴다'라고 팁을 건넨다.

'불편해도 괜찮아'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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