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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사는 절대 '물기둥을 발견했다'고 말하지 않았다(영상)

  • 박세회
  • 입력 2016.09.27 08:15
  • 수정 2016.09.27 11:01

나사가 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에 중요한 발표를 할 게 있다며 사람을 긴장시키더니 드디어 오늘 새벽 3시(우리 시간)에 '놀라운 활동의 증거'를 발표했다.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수증기 발산의 흔적'이었지만, 외계인이나 투팍 또는 엘비스가 아니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번 발표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6일(현지시간) 허블 망원경을 통해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수증기 발산 흔적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유로파의 물기둥은 이미 발견했던 게 아닌가?

실제로 지난 2013년 미국 남서부 연구소(SWRI)의 로렌츠 로트 박사 허블 우주망원경(HST)으로 촬영한 유로파의 자외선 방출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위성의 남반구 지역에서 거대한 물기둥 2개가 각각 200km 높이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렇다. 사실 당연한 얘기지만, 2013년에 그들이 발표한 것은 물기둥이 아니라 물기둥이 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증거'다.

이번에 우리가 본 것 역시 증거다. 그러나 이 증거는 2013년에 발표한 것과는 다르다. 2013년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유로파의 자외선 방출 패턴을 분석한 결과 '흐릿한 오로라'를 찾아냈는데, 산소와 수소로부터 방출되는 오로라 복사를 분광학적으로 탐색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시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물기둥으로 치솟은 수증기가 목성의 자기장의 영향으로 분해되었다는 '최선의 가설'을 만든 것.

이번에 나사에서 발표한 것 역시 '증거'다. '파서블'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자.

오늘 발표한 새로운 증거는 '보다'라는 행위에 좀 더 근접한 발견이다. 유로파는 약 삼일하고 반나절에 한 번씩 목성을 공전하는데 목성과 지구 사이, 즉 우리가 보기에는 목성의 전면을 통과할 때 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 영상 분광기로 촬영하면 어떤 '실루엣'을 볼 수 있다는 것.

나사는 이어 허블이 본 그 '실루엣'이 만약 물기둥이 맞다면 2013년에 포착한 물기둥의 증거와 위치와 크기가 일치한다고 전했다.

어제 발표한 영상에서 나사는 이를 두고 '다른 두 팀의 과학자들이 다른 방법을 사용해 같은 결과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말하듯, 증거를 찾아내는 것과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사실 탐사선이 직접 가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증명됐다'고 할 수 없고, 어쩌면 그게 과학의 멋진 점인지도 모른다.

향후 목성의 위성으로 직접 탐사선을 보낼 경우를 생각하면 이번 발견의 의미는 더욱 중요해진다. 2013년 이후 나사는 물기둥의 실루엣을 관측해 왔는데 총 10번의 관측 중에 3번만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궤도 탐사선을 보낼 때 물기둥에서 뿜어져 나온 성분을 채취해 분석하기 위해서는 물기둥이 치솟는 주기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 목성 탐사선인 주노가 목성에 다다르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렸다. 덮어놓고 일단 보낼 수는 없다는 이야기.

목성이 보유한 67개 위성 중 하나로 얼음이 많아 '얼음 위성'으로 불리는 유로파는 목성의 중심에서 67만1천50㎞ 떨어져 있으며 지름은 3천1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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