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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면서 '사족'을 달았다

  • 허완
  • 입력 2016.09.25 16:11
  • 수정 2016.09.25 20:03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317일 만인 25일 사망한 백남기 농민에 대해 각 정당들이 논평을 냈다.

이 논평들을 비교해보는 일은 꽤 흥미롭다. 제목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좀 많이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시위가 과격하게 불법적으로 변하면서 파생된 안타까운 일"이라는 '사족'을 달았다. 새누리당 페이스북에는 항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새누리당

사진은 지난 19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모습.

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 김현아 대변인 현안 관련 브리핑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빈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슬픔이 없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시위가 과격하게 불법적으로 변하면서 파생된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2016. 9. 25.

새누리당 공보실

야 3당의 논평은 다음과 같다.

더불어민주당

사진은 지난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 기동민 원내대변인, 오후 현안 브리핑

얼울한 죽음이다. 정부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 일이다. 정부의 진지한 사과가 있었다면 고 백남기 농민도, 유족도, 국민도 이렇게 허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큰 한을 남기고 가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빈다. 제2, 제3의 백남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은 이들이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검찰은 명백한 죽음의 원인을 두고, ‘부검’ 운운하며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 한 시민의 고귀한 희생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 백남기 농민의 영면을 기원한다.

- 박경미 대변인, 오후 현안 브리핑

경찰의 살인적 진압으로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오늘 유명을 달리하셨다.

고인의 영전에 명복을 빈다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경찰은 끝끝내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살인적인 진압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병원 주변은 공권력과의 대치상황이다. 경찰이 부검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고인에 대한 부검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결국 검찰의 부검은 경찰의 살인적 진압을 은폐하고 사망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경찰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제 떠나시는 길마저 막으려는 것인가. 즉각 병력을 철수하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은 끝까지 경찰의 살인진압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의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고인이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

국민의당

사진은 지난 23일 국민의당 비대위중진 연석회의 모습.

삼가 故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2015. 11. 14.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결국 소천하셨다.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를 통해, 물대포 사용 명령체계가 엉망이었고, 당시 물대포살수 담당 경찰은 현장경험이 전무한 초보자였던 점, 물대포 담당 경찰이 화면을 보며 오락하듯 백남기 농민을 조준하여 살수했다는 점 등이 밝혀졌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공권력의 남용으로 인해 희생된 것임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오늘까지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에 대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백 농민이 위독해지자 그제서야 부검운운하고 있다.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는 방기하고 있다가 부검부터 하겠다면 그 진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검찰이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는 전광석화로 진행해 온 검찰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권력남용사건 마저 왜곡하려 한다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국민과 함께 故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어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되어 故백남기 농민의 원한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는 바이다.

2016년 9월 25일

국민의당 대변인 장진영

정의당

사진은 지난 23일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 모습.

백남기 농민께서 운명하셨다.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국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진심어린 위로의 뜻을 전한다.

고인은 박정희 정권 당시 민주화 운동을 시작으로 평생을 농민 운동과 민주주의를 위한 삶을 살아오셨다. 그러다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1년 여를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국민 여론은 물론 야당과 시민사회 등이 당시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강력하게 촉구해왔으나 박근혜정부는 진실규명은 물론 최소한의 사과 조차 거부하고 있다.

당시 경찰 진압의 총책임자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궤변으로 국민의 분노와 지탄을 산 바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재 검찰이 고인의 시신 부검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모든 문을 경찰 병력이 봉쇄하고 있다고 한다.

고인의 사인이 분명한 상황에서 검찰이 부검을 시도하겠다는 것은 고인의 사인을 다른 것에서 찾기 위한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검찰은 부검 시도를 즉시 멈춰야 한다. 서울대병원에 대한 경찰 병력 투입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시는 공권력에 의해 국민이 짓밟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의당은 특검은 물론 국회의 모든 권능을 이용해 그 날의 진상규명과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정의당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6년 9월 25일

정의당 대변인 한 창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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