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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남기 님께 삼가 조의를 표하며

위독하다는 기사 밑에서 우연히 그러게 왜 불법시위를 해서 그러냐, 라는 댓글을 보고 아연해졌다. 불법시위라 치고, 불법으로 하는 시위에 참가하면 저 정도 상해를 입혀도 되는가? 불법이라고 한다면 거기에 해당하는 정도의 처벌을 받으면 된다. 뇌사와 사망이란 것은 행한 불법을 훨씬 뛰어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저런 중한 결과를 가져온 건 공권력 쪽의 잘못이다. 그리고 왜 잘못을 하게 된 것인지를 살펴봐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고. 이건 굉장히 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냥 일반 시민들이, 사실은 쉽사리 물대포를 맞을 수 있는, 개돼지로 분류되는 그냥 평범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공권력의 편을 드는 것이 매우 의아하다.

  • 김세정
  • 입력 2016.09.25 14:58
  • 수정 2017.09.26 14:12
ⓒ백민주화

다른 모든 주제에도 불구하고, 백남기 님의 일을 포스팅할 때가 가장 반발이 심했다. 글을 링크로 걸어 욕을 하기도 하고 몇 년을 친구로 있던 분이 차단을 하기도 하고. 그냥, 이 사건은, 사람을 저렇게 중태에 빠뜨린 것은 공권력이 잘못한 것이라고 했더니 그 난리였다.

어제도 위독하다는 기사 밑에서 우연히 그러게 왜 불법시위를 해서 그러냐, 라는 댓글을 보고 거기에 좋아요가 잔뜩 달린 걸 보고 아연해졌다. 불법시위라 치고, 불법으로 하는 시위에 참가하면 저 정도 상해를 입혀도 되는가? 불법이라고 한다면 거기에 해당하는 정도의 처벌을 받으면 된다. 뇌사와 사망이란 것은 행한 불법을 훨씬 뛰어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저런 중한 결과를 가져온 건 공권력 쪽의 잘못이다. 그리고 왜 잘못을 하게 된 것인지를 살펴봐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고. 이건 굉장히 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냥 일반 시민들이, 사실은 쉽사리 물대포를 맞을 수 있는, 개돼지로 분류되는 그냥 평범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공권력의 편을 드는 것이 매우 의아하다.

그 강신명 씨던가 퇴직하면서 끝내 미안하다고 하지 않더라. 그 가족과 찍은 사진이 보도 되는 걸 보았다. 백남기 님도 바라는 건 결국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거였을 텐데. 그러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고 살았을 텐데. 그러니 집회 나간 걸 텐데. 삼가, 조의를 표한다. 평안하시기를. 이게 무슨 위로가 되겠냐만.

관련하여 사과를 하고, 책임규명 하기 전에도 사과를 하고, 그리고 또 책임규명을 하고 또 사과하기 바란다. 설령 불법집회라고 하더라도 거기 참석한 사람을 경찰이 직접 공격해서 죽인 거라고. 당시 책임자, 지금 책임자, 그 책임자의 책임자까지 사과하는 게 맞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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