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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코빈이 '당내 쿠데타'를 진압하고 영국 노동당 당수 자리를 지켰다

  • 허완
  • 입력 2016.09.25 06:58
  • 수정 2016.09.25 08:04
The leader of Britain's opposition Labour Party, Jeremy Corbyn, reacts after the announcement of his victory in the party's leadership election, in Liverpool, Britain September 24, 2016.  REUTERS/Peter Nicholls
The leader of Britain's opposition Labour Party, Jeremy Corbyn, reacts after the announcement of his victory in the party's leadership election, in Liverpool, Britain September 24, 2016. REUTERS/Peter Nicholls ⓒPeter Nicholls / Reuters

영국 노동당은 계속 '왼쪽'으로 간다.

'강성 좌파'로 분류되는 제러미 코빈(67)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벌어진 당내 주류 온건파의 '쿠데타'를 진압하고 예상대로 대표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노동당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대표 경선 결과, 50만6천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코빈은 61.8%를 얻어 도전자 오웬 스미스(득표율 38.2%)를 제치고 당선됐다.

코빈이 얻은 득표율은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 대표에 선출됐던 작년 9월 경선(59.5%) 때보다 높다.

예비내각 디지털산업 담당 루이스 헤이 의원은 코빈은 기존 당원의 지지를 늘리는 데 실패했고, 스미스는 새로운 당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평했다.

코빈은 수락 연설에서 스미스의 지지자들 역시 "같은 노동당 가족의 일원"이라면서 "지붕을 깨끗이 치우자"며 화합을 호소했다.

이번 경선은 주류인 '온건 좌파' 진영이 '강성 좌파' 코빈을 몰아내기 위한 시도였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노동당은 극한 '내전'으로 치달았다.

브렉시트 반대를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했는데도 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데다 심지어 전통적인 텃밭에서조차 EU 탈퇴표가 더 많이 나오자 "코빈 대표로는 차기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노동당 하원의원 230명 가운데 212명이 대표 불신임투표를 강행했고, 결과는 찬성 172표, 반대 40표로 코빈을 거부하는 소속 의원이 74%에 달했다.

코빈이 구속력이 없는 투표 결과 수용을 거부하자 반대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스미스가 대표직 공식 도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성세력인 '온건 좌파' 진영보다는 더욱 선명한 노동당을 바라는 강성 좌파 진영의 승리로 드러났다.

코빈은 중도세력을 끌어안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전통적인 좌파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우파의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주창한 노선을 거부하고, 노동자 등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위기를 강조한다.

영국 남부 윌트셔에서 전기기사인 아버지와 수학교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북부 런던 폴리테크닉을 중퇴한 뒤 노조단체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가 1983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작년 대표 취임 직전까지 33년간 '아웃사이더' 노동당 의원으로 있으면서 무려 500차례에 걸쳐 당과 지도부의 의견에 어긋나 의회에서 표를 던졌다.

한편 허핑턴포스트UK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 의원 데이비드 고크는 "노동당이 제러미 코빈을 두 번이나 대표로 선출할 만큼 극단적인 정당이라면, 어떻게 이 당을 믿고 나라를 맡길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코빈의 '좌파적 정책'들은 소속 정당을 떠나 대중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Jeremy Corbyn: 'Let's wipe the slate clean' - The Tele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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