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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는 고개를 숙였지만, 혐의는 부인했다

  • 원성윤
  • 입력 2016.09.24 08:25
  • 수정 2016.09.24 08:29
ⓒ연합뉴스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김형준(46) 부장검사가 24일 이번 사태가 불거진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약 23시간에 걸친 대검찰청 소환조사를 받고 난 뒤 청사에서 나와 밤새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을 마주했다.

말끔한 정장을 갖춰 입고 머리 손질까지 한 김 부장검사는 착잡한 표정으로 정면의 카메라를 향해 약 10초간 몸을 깊게 숙였다.

그는 "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 앞으로의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 응분의 처분을 달게 받고 평생 참회와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꾹꾹 눌러 말하고 다시 10초간 고개를 숙였다.

김 부장검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대검이 이달 7일 특별감찰팀을 구성한 지 17일 만이다. 그의 비위 의혹이 언론을 통해 폭로된 때로부터는 19일째다.

김 부장검사의 사죄는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듯한 취지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검찰 조사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는 검찰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금품·향응 의혹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고 뇌물도 아니었다'고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보다 앞서 예금보험공사에 파견됐던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다른 검사들을 만나고 다닌 것이 수사무마 청탁이 아닌 예보업무의 일환이었다고 소명했다.

전날 오전 8시30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24시간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 조사' 역시 김 부장검사의 적극적인 해명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밤샘조사는 당사자 동의를 받아 하게 돼 있다.

다만, 김 부장검사는 '스폰서' 김모(46·구속)씨와의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서 드러난 유흥업소 종업원과의 교분에 대해선 실수를 자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부장검사의 사죄 표명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반성이며 법적 책임까지 인정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장검사는 약 1분간 준비해온 발언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엔 일절 대답하지 않고 변호사 2명과 함께 제네시스 EQ900 승용차를 타고 대검을 빠져나갔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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