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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설립 전부터 K스포츠 재단을 주도하고 있었다

  • 김수빈
  • 입력 2016.09.23 05:16
  • 수정 2016.09.23 05:24
설립과 운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케이스포츠 출입구에 재단 간판이 걸려 있다.
설립과 운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케이스포츠 출입구에 재단 간판이 걸려 있다.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케이(K)스포츠 재단이 공식적으로 발족하기 몇 개월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재단의 취지를 설명하며 참여를 권유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씨가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마사지 센터장을 케이스포츠 재단의 이사장에 앉혔다는 ‘인사 개입 논란’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 사실상 재단 설립의 주체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케이스포츠 재단에 대해 최씨가 주변인들에게 이야기를 건넨 시점은 지난해 9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케이스포츠 재단이 설립된 건 올해 1월13일이고, 대기업들로부터 269억원의 출연증서를 받아낸 건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 1월12일 사이다. 이에 따라 최씨가 재단 발족 최소 3~4개월 전인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재단 설립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동춘(55) 이사장과 함께 스포츠마사지센터인 ‘시아르시(CRC) 운동기능회복센터’를 함께 운영했던 이아무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순실씨로부터 ‘재단이 새로 생기니 한 부분을 맡아서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씨의 한 지인은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씨가 지난해 가을 이전께 재단을 설립하는 데 필요하다면서, 퇴직 (올림픽 등) 메달리스트들이 꿈나무 어린이 선수를 육성하는 방안을 자료로 준비해달라고 요청해와 만들어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또 다른 지인은 “이씨가 지난해 가을께 전화를 해와 체육계 꿈나무 아이들을 키우는 장학사업을 하는데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했다.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취지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인재를 발굴한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최씨가 이씨에게 재단 참여를 이야기한 시점이 최소한 재단 창립 수개월 전으로 앞당겨진 셈이다. 이씨는 ‘최순실씨에게 제안을 받은 시점이 지난해 가을이 맞느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관심도 없고 더 이상 그 문제에 얽히고 싶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케이스포츠 재단 쪽은 “기업들이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씨가 지난 5월 자신과 가까운 정동춘씨가 이사장이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데 이어, 재단 설립자에 가까운 행적을 보임에 따라 실제 재단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은 더 짙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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