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미국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만큼 미워한 존재가 있다. 바로 남성들의 오랜 벗 '카고 반바지'다.
일단 아래 사진에서 러셀 크로가 입고 있는 저 멋진 카고 바지를 보시라. 주머니도 많고 까맣고 짧고 샌들과 잘 어울린다. 미국 성인 남성의 표준 복장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This is quite possibly the worst meme I've ever made. #russellcrowe #mandals #cargoshorts
@tatum.irl(@tatum.strangely)님이 게시한 사진님,
오랜 시간 주로 남성들의 친구였던 카고 바지 학살이 시작된 건 지난 8월 월스트리트저널의 블로거 '니콜 홍'이 '카고 바지가 부부(연인) 사이에 싸움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니콜 홍은 카고 반대론자들이 카고 바지가 '쓸데없이 주머니가 많고 너무 크고 유행에 뒤쳐졌다'는 이유로 미워하고 있으며 카고 반대론자와 카고 찬성론자가 함께 있는 가정에서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콜 홍은 해당 기사에서 미국의 수많은 가정에서 아내들이 남편 몰래 카고 팬츠를 버리고 있다며, 35세의 한 남성은 지난 11년간 아내가 15벌의 카고 바지를 버려서 딱 하나 남은 카고 바지를 소중하게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언론들은 마치 카고 바지가 선악과를 따먹고 아벨을 칼로 찔러 죽이고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방벽을 세우자고 주장이라도 한 듯 학살하기 시작했다. 허핑턴포스트 US의 편집부도 이에 동참한 듯 보인다.
심지어 너무 많은 카고 팬츠가 학살당한 나머지 '카고 팬츠를 살리자'는 영상이 제작되어 큰 공감을 사고 있기도 하다.
영상에 따르면 매 한 시간 마다 한 벌의 카고 반바지가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