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골프 대결(?)을 신청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의 대통령이 20일 차이로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올해는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는 뭔가 할 일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골프 라운드 대결을 한 번 하자"고 말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 시절에도 종종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핸디캡 13의 실력파 골퍼이다.
좌중이 웃음을 터트리자 반 총장은 곧바로 "하지만 내게 농구 도전은 하지 말아 달라"며 농구에서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어 반 총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에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에 보내준 지지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으며, 특히 이달 초 중국과 함께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공식 비준한 것을 가장 기억할만한 순간 중 하나로 꼽았다.
다른 나라의 대표에게도 지원에 고마움을 표시한 뒤 "지난 10년 동안 세계가 이룬 성과는 여러분과 같이 공유할 유산"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번이 내가 마지막으로 주최하는 오찬이지만 앞으로 개인적으로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인류가 직면한 위협에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하고 더 강한 인간애로 묶여야 한다면서 "평화와 번영, 인권을 위해" 건배를 제안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오바마 대통령은 진지한 목소리로 반 총장의 업적을 칭찬했다. 평화유지군 개혁,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 등을 나열하며 "반 총장이 탁월한 리더십으로 놀랄만한 여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리더십을 인정받아 2014년 사모아에서 반 총장이 추장이자 왕자로 추대된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8번째 유엔 사무총장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찬에는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도 참석했다. 하지만 반 총장과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악수할 시간도 갖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