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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야구 선수가 우스꽝스러운 세리머니를 선보인 이유는 무척 슬프다

  • 김현유
  • 입력 2016.09.19 12:57
  • 수정 2016.09.19 13:0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내야수 안게르비스 솔라르테는 홈런을 치고 나면 악어 흉내를 내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마치 악어가 큰 입을 벌려 먹이를 삼키는 것처럼 양팔을 위아래로 펼친 뒤 마주친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에서도 '악어 세리머니'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솔라르테는 이날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않았기에 세리머니를 펼친 사람은 솔라르테가 아니었다. 그 세리머니의 주인공은 팀 동료인 애덤 로살레스였다.

경기 전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솔라르테의 아내 율리에트를 위해 기꺼이 동료의 홈런 세리머니를 대신 펼쳤던 것. 율리에트의 나이는 31세였다.

로살레스는 경기 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전 동료들과 '오늘 누가 홈런을 치든 솔라르테의 악어 세리머니를 대신 하자'고 약속했다. 추모의 의미로 그와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우리에게 있어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 그의 가족이 우리 구단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앤디 그린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우리 모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 항상 우리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던 솔라르테가 비극적인 운명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짐작하기 힘들다"고 애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대결 상대였던 콜로라도 구단 역시 소식을 접하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월터 와이스 콜로라도 감독은 "샌디에이고 선수단이 오늘 경기하기 힘든 걸 이해한다. 가족을 잃어 모두 무거운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르테는 플로리다주에서 투병하던 아내의 상태가 위중해지자 17일 팀을 떠났고, 다음 날 세 딸과 함께 아내의 임종을 지켰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팀 주전 3루수 솔라르테에게 무기한 휴가를 제공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구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말로 전달하기 힘들 정도로 구단에 감사합니다. 힘겨운 투병이었지만, 아내는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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