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믿기 힘들지만 트럼프가 이길 수도 있다

민주당이 경제 엘리트들에 맞서 노동 계급도 옹호했다면 이번 대선은 아주 달라졌을 것이지만, 민주당은 다른 외집단들에 비해 노동 계급 옹호는 더 주저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노동 계급 백인들은 공화당원들과 마찬가지로 은행가들에게 휘둘리는 것 같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구들에 따르는 비용을 져야 할 집단은 단 하나, 대기업과 1퍼센트들이다. 그러나 1퍼센트에 맞서는 나머지 전부의 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체성 정치학은 계급 정치학과 불화한다. 반면 트럼프는 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뜯어먹은 자신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미국인들의 편에 서서 분개하는 연기를 정말 잘 해낸다.

ⓒRick Wilking / Reuters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앞지르기 직전이라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트럼프는 자신이 미국을 이끌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온갖 방식으로 보여 주었는데도 미국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는 그에게 표를 던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요소는 정치 엘리트들이 중산층과 노동 계급, 아래 계층으로 떨어질 수 있는 백인들의 깊은 불만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이다. 노동 계급 백인들은 대부분의 흑인, 라틴계, 이민자들에 비하면 더 잘 살지는 몰라도,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수십 년 동안 두 가지 트렌드가 하나로 합쳐져 왔다. 경제적 불안정이 더 심해지며 백인 남성들의 소득은 줄었고, 외집단들은 뒤늦게 완벽하게 정당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여성, 흑인,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이민자, 난민들의 요구들을 포용했다. 그건 민주당이 정말 잘 한 일이다.

민주당이 경제 엘리트들에 맞서 노동 계급도 옹호했다면 이번 대선은 아주 달라졌을 것이지만, 민주당은 다른 외집단들에 비해 노동 계급 옹호는 더 주저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노동 계급 백인들은 공화당원들과 마찬가지로 은행가들에게 휘둘리는 것 같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구들에 따르는 비용을 져야 할 집단은 단 하나, 대기업과 1퍼센트들이다. 그러나 1퍼센트에 맞서는 나머지 전부의 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체성 정치학은 계급 정치학과 불화한다. 반면 트럼프는 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뜯어먹은 자신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미국인들의 편에 서서 분개하는 연기를 정말 잘 해낸다.

모든 인종의 젊은이들은 절망적 미래를 마주하고 있으며 두 후보 모두에게 별 기대가 없다. 보통 때라면 그들의 표는 민주당으로 간다. 그들은 버니 샌더스와 버락 오바마를 열렬히 지지했다. 그러나 그들은 변화를 대표하는 후보들이었다.

그래서 트럼프의 부상에 대한 두 번째 요인이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부분의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상당히 진보적이다. 그러나 클린턴을 변화의 후보로 내세우기는 쉽지 않다.

유권자들은 포퓰리스트적 분위기고, 아웃사이더를 뽑을 분위기다. 트럼프의 매력, 버니 샌더스가 클린턴을 거의 이길 뻔했던 것이 이것으로 설명된다.

민주당원들 중에서 클린턴보다 덜 포퓰리스트인 후보, 클린턴보다 더 인사이드인 후보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클린턴은 여성이지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짜릿함조차 거의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골드만 삭스 강연료와 아직도 비밀인 강연 내용은 트럼프의 터무니없는 절도와 거짓말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이번 유세에서 저 두 가지는 상징적인 수준에서 동등한 것이 되었다.

보통 해에 보통 적수를 상대했다면 클린턴의 굉장한 경험은 장점이 되었을 것이다. 올해엔 그것이 클린턴이 인사이더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작용한다.

젊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원의원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놀라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가 인사이더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굉장한 흥분을 자아냈다. 클린턴은 그러지 못했다.

그러므로 대선은 세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지지층에게 투표할 동기를 줄 수 있는가? 위험이 엄청나므로, 기대감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의무감으로라도 하게 해야 한다. 두 후보가 토론에서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또 하나는 순전히 운이다.

버락과 미셸 오바마는 민주당원들의 투표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점점 더 많이 할 것이다. 그건 장점이지만 그것 역시 까다롭다. 그들의 카리스마로 클린턴에게 갈 관심을 가로채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토론에서는 다음 요소들이 중요할 것이다. 무대를 지배하곤 하는 트럼프의 버릇이 장악력으로 보일 것인가, 상대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일 것인가? 힐러리의 기나긴 토론 경험이 우월한 전문 지식의 증거로 보일 것인가, 정해진 말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보일 것인가?

대본 없이 떠들어 대는 트럼프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실수를 저질러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 냈다가 들키고, 과장된 애드립을 하고, 도를 넘어서 일부 집단을 폄하하고, 마침내 유권자들이 그에 관심을 보일 것인가?

내가 내기를 걸어야 한다면 토론은 충동적인 트럼프보다는 노련한 클린턴에게 유리할 거라는 쪽을 선택하겠다. 그러나 트럼프의 쇼맨으로서의 기술은 그간 계속 과소평가되어 왔다.

제임스 팰로우스가 쓴 토론 예측은 정말 탁월하고 꼭 읽어 볼 만하다.

대선을 앞둔 마지막 몇 주는 문자 그대로 무작위의 운에 따를 것이다. 대규모 테러 공격이 일어날지,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이 안 좋아지는 일이 생길지, 이메일이나 클린턴 재단에서 새로 밝혀지는 일이 화제가 될지 등이다. 반대로, 충동적인 트럼프가 주의깊게 짠 대본만 따를 수 있을까?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집권이 유례없는 위협이 될 거라는 걸 드디어 깨달을 수 있을까?

한 친구는 몬트리얼에서 대선 개표를 보며 파티를 열자고 했다. 여러 캐나다 인들이 이미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경에 벽을 세울 것이고, 미국인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게 할 거라는 농담을 했다.

웃기지 않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뉴스